성공한 기업의 7가지 자기파괴 습관
경제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백수들이 종종 듣는 말이 있다. '이도 저도 안 되면 노가다라도 하라'는 말이다. 주위 사람들이 백수로 빈둥거리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위로 겸 조언으로 자주 해 주는 말 중 하나다. 시쳇말로 '노가다'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하나다. 간혹 좋아서 선택한 사람도 있기 때문에 직업 자체를 이러쿵 저러쿵 하고 싶지는 않다. 혹자는 시절이 좋을 때, 경험삼아 막노동을 해 보고 싶다고도 한다. 밑바닥의 치열함을 경험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지만 경험자들에 의하면 그것은 한 순간의 치기에 가깝다.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경험해 본 사람은 그 치열함과 처절함을 알기에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 어떤 일이든 멀리서 제3자의 눈으로 보는 것과 직접 체험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찰리 채플린도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고 했다. ‘잘 나갈 때’ 굳이 막노동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명작은 감옥에서 탄생했고, 문화는 전쟁이 극심할 때 융성했다는 데 위안을 삼자. 성공자들은 하나같이 밑바닥을 경험했다는 데 용기와 희망을 갖자. 지난 역사를 반추해보면 인간은 자유의지보다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렸을 때 대안을 모색하고 비상낙하산을 펼쳤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 여전히 작동되고 있는 진리다. 마지못해 등 떠밀려 갔지만 스스로 솟아오르면 그뿐이다.
세익스피어도 말했다. "지금이 최악이라고 말할 힘이 있다면 아직은 최악이 아니다"
그러나 밑바닥 없는 꼭대기는 없다.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변곡점은 꼭대기가 아닌 밑바닥에서 시작된다.
꼭대기는 변화보다는 현상유지에 중점을 둔다.
꼭대기는 잘 짜여진 기존의 매뉴얼로 인해 다양성과 새로움을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
밑바닥은 어떤 변화도 시도해볼 수 있고 정해진 틀에 끼워 맞출 필요 없이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이미 정상에 선 기업들은 오히려 경영의 각 부문별로 체계화된 프로세스와 매뉴얼이 있어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가 쉽지 않다.
밑바닥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계층별 의사결정권자들을 거치면서 독창성을 잃고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두리뭉실한 아이디어로 전락하기 쉽다.
하지만 신생기업이나 실패를 경험한 기업들은 지금부터 만드는 것이 곧 길이요 제도이자 매뉴얼이다.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틀렸다>의 저자 매그너스 린드비스트(Magnus Lindkvist)는
창의적 아이디어들의 대부분이 사회주변부에서 발견된다고 했다. 주변부는 변방이자 가장자리이고 꼭대기가 아닌 밑바닥이다.
사회의 틀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괴짜들, 도시화에 물들지 않은 시골뜨기 촌놈들에게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병법서인 <손자병법>을 쓴 손자는 시골농부였고, 무경칠서의 두 번째인 <육도삼략>을 지은 강태공은 낚시꾼이었다.
하워드 가드너는 ‘교육받지 않은 마음’이라는 용어를 통해 창의적인 생각은 철들지 않은 야생의 마음,
길들여지지 않은 밑바닥 삶에서 나온다고 했다.
16세가 되어서도 성리학에 무지했던 연암 박지원이 역사상 최고의 사상가이자 문필가가 된 원동력은 중심부 문체에 물들지 않고 밑바닥에서 자기만의 독창적인 문체를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밑바닥은 변화의 시작이자 진원지다.
밑바닥이 밑바닥으로 머무르지 않고 꼭대기가 될 수 있는 것은 그곳이 변화의 공간이자 출발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의 찬란한 역사도 처음에는 밑바닥에서 시작됐다.
지금 꼭대기에서 미끄러져 밑바닥으로 추락한 사람들은 절망할 필요가 없다.
밑바닥 경험을 통해 꼭대기가 간과하고 있는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밑바닥은 맨땅에 헤딩을 해야 하는 곳이다.
밑바닥은 아무것도 없는 절망의 늪이다.
밑바닥은 시작의 공간이고 정상을 향한 출발의 공간이다.
자의든 타의든 새롭게 시작하려면 밑바닥으로 내려가야 한다.
밑바닥은 원점이자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냥에 실패한 늑대는 실패한 곳에 계속 머무르지 않는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사냥을 준비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사냥을 시작한다.
넘어지면 그 자리에서 일어나 출발하면 또 넘어진다.
넘어지면 출발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
밑바닥은 지금과는 다른 방법으로 출발하기 위한 터닝포인트다.
밑바닥은 성숙의 시간이자 인내의 시간이다.
내가 실패한 이유를 다시 성찰하는 곳이다.
밑바닥은 기존의 나를 흔들어 깨우는 곳이다.
밑바닥은 열정이자 신념이다.
신념을 흔들어야 열정이 피어난다.
무일푼으로 밑바닥에서 시작해 꼭대기에 선 재일교포 CEO 손정의, 그는 만성간염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절망하지 않고 병상에서 피를 토하며 사업관련 논문과 서적 3천 권을 읽었다. 그리고 밑바닥에 있는 무명의 대체의학자를 만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목숨을 걸면 방법이 나온다.
눈을 감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지금껏 전부를 걸고 도전해 본 일이 있었는지.
밑바닥은 절망이 가득한 곳이기에 좌절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밑바닥은 희망이 가득한 곳이자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하다.
밑바닥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불평불만을 터트리는 피신처가 아니다.
밑바닥은 소주잔 기울이며 세상을 원망하는 안식처가 아니다.
밑바닥은 종착역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중간기착지다.
눈물을 흘리며 밑바닥에서 경험한 지혜는 결정적인 순간 상상하기 어려운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다주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이 축적되면 어느 순간 빛을 발하는 때가 온다. 다만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기회는 밑바닥을 기어본 놈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밑바닥은 곧 꼭대기다.
꼭대기는 곧 밑바닥이다.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이 거만해지는 순간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다. 밑바닥이 영원하지 않는 것처럼 꼭대기도 영원하지 않다. 에모리 대 경영대학원 젝디시 세스(Jag Dish N. Sheth)는 그의 저서 <Bad Habit 배드 해빗-성공한 기업의 7가지 자기파괴 습관>에서 ‘왜 좋은 기업이 병들어 가는가?’를 화두로 잡아 기업들을 들여다봤다.
한때는 잘나갔지만 갑자기 몰락의 길을 걷는 이유는 무엇보다 나쁜 습관 때문 이라는 게 저자의 통찰이다. 현실부정, 오만, 타성, 핵심역량 의존, 경쟁근시안, 영역의식, 규모집착 등 7가지 치명적 습관은 외부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떨어뜨림으로써 변화를 더디게 하고 그로 인해 몰락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성공의 반열에 오르면 그 결과로 기업의 근본을 갉아먹는 자기 파괴 습관이 무의식중에 생겨난다는 것이다.
<기업이 가진 자기 파괴 습관들>
연번 | 구 분 | 세 부 요 인 |
1 | 규모집착 | 원가상승과 수익성 악화 |
2 | 현실부정 | 성공신화, 관습, 기존 신념에 갇히다 |
3 | 오만 | 성공한 방법을 잊지 못한다 |
4 | 타성 | 쉽게 흥한 자는 쉽게 망한다 |
5 | 핵심역량 의존 | 권위가 저주로 돌아오다 |
6 | 경쟁근시안 | 눈앞의 경쟁만 보는 짧은 시야 |
7 | 영역 의식 | 문화충돌과 권력다툼 |
개인적으로, 7가지 중 성공한 사람/기업이 갖는 가장 큰 자기파괴 습관은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오만해지면 자신에게 성공을 가져다준 그 방법을 절대 바꾸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이카루스 패러독스(Icarus Paradox)’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대 경영학 교수인 대니 밀러(Dany Miller)는 1995년 자신의 저서 <이카루스의 역설>을 통해 ‘성공이 결국 파멸을 낳고, 가장 소중한 것으로 여겼던 것이 결국엔 자신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성공과 실패의 이유가 같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을 비롯한 다른 모든 개인과 조직도 한때의 성공이 자만심과 관성, 과잉과 폐쇄성을 야기해 급격한 실패로 연결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좋은 사례다. 아이러니하게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수한 기업들의 역사는 이러한 사실을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성공을 이끈 요소들이 도를 넘어서면 쇠퇴는 언제든지 그 뒤를 따라다녔고, 튼튼하고 우수한 조직은 금방 결점 투성이로 바뀌면서 시장에서 도태됐다. 성공 자체가 실패를 이끄는 요인이 될 수가 있으며, 성공을 이끌어낸 요인들이 과도해지면 실패의 원인으로 돌아선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폴라로이드, 노키아, 그리고 코닥과 같은 기업들이다.
성공과 실패는 반복된다.
성공자와 실패자는 계속 바뀐다.
하나의 성공이 또 다른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지금의 성공이 다음의 성공을 기약해 주지 않는다.
그런대도 성공하면 그 방식을 버리지 못한다.
성공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성공의 달콤한 유혹이다.
그것이 패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망할 때까지 그 방법을 고수한다.
그래서 신이 아니고 인간이다.
그래서 세상은 돌고돈다.
성공과 실패도 그렇다.
세상은 늘 그랬듯이 스스로 길을 보여주지 않는다.
길을 여는 것은 결국 소외된 자들의 용기였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배경은 그들이 처한 극한 상황이었다.
-스티브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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