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경영/직장인

인문학과 취업 사이

김부현(김중순) 2014. 9. 3. 08:59

인문학적 관점의 취업 준비,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라

 

 

요즘 글로벌 경제의 악화와 내수시장 부진으로 취업난이 갈 수록 심해지고 있다.

좋은 대학 좋은 과를 나와도 대기업에 입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에 가깝다.

취업 준비생들은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스팩 쌓기에 열중이다.

정작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쌓은 스팩이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도 모른다.

다른 경쟁 입사자 보다 스팩이 부족할 까봐 두려운 불안 심리가 스팩 쌓기를 부추긴다.

최근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스팩 보다 인문학적 소양을 입사기준으로 보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것을 스팩 쌓기와 같이 생각하여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도 있다.

이 글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취업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1.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에 가치를 제안하라

 

인사담당자들이 입사지원서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입사지원자가 우리 회사에 어떤 효용가치를 제공해 줄 것이냐?'이다. 우리 회사의 비전, 중장기 전략 측면, 또는 조직문화 관점에서 해당 지원자가 어떻게 활용되고 하나의 조직원으로서 적응해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래서 입사지원자들은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에 가치를 제안(Value Proposition)해야 한다. '좋은 부모 슬하에서 태어나 성실하게 학업에 열중하고...' 식의 입사지원서는 큰 의미가 없다. 이런 입사지원서는 HR담당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어렵다. 입사지원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이 있다면 입사지원자가 회사에 줄 수 있는 효용가치이다.

 

마케팅의 대가 Philip Kotler"고객 가치제안이란 내가 왜 당신의 상품의 사야하는 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Russell Winner는 다음과 같은 명확한 문장으로 고객 가치제안을 정리한다. "우리 상품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니즈>를 가지고 있는 <어떠한 표적시장의 고객>에게 <주요 경쟁상대인 어떤 상품>과 달리 <어떠한 핵심적 효용>을 제공한다".

 

2. 회사 가치제안이란?

   

이러한 고객 가치제안을 그대로 회사 가치제안으로 대입시켜 보자. "회사 가치제안이란 이 회사가 왜 나를 입사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주는 것"이다. 또한 "나는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의 비전 실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회사 경영진>에게 <경쟁 입사지원자>와 달리 <어떠한 핵심적 역량. 능력, 기술>을 제공한다"로 명확히 표현할 수 있다.

 

회사에 가치를 제안하기 위해서는 먼저 회사가 어떤 지향점을 갖고 있는 지 파악하는 것이 일차적이다. 사실 나도 취업준비를 할 때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를 재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면접관의 질문에 당황해서 엉뚱한 답을 하거나 사실을 왜곡한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낯이 뜨거울 지경이다.

 

회사가 지향하는 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인재상, 핵심가치, 비전, 중장기 전략 등을 일별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회사 관련 최근 기사를 발췌해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특히 CEO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그 회사의 최근 이슈와 전략방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3. 어떻게 회사에 가치를 제안하는가?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회사에 가치제안 하느냐?'이다. 우선 대부분의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데 중요하게 보는 것은 '입사지원자가 회사의 인재상과 부합하느냐 또는 회사 직원이 공통으로 보유해야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느냐'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은 분석력, 통찰력, 학습능력, 창의력, 미래지향적 사고, 성취지향, 대인영향력, 정직성, 유연성, 정보수집력, 리더십, 전문성, 대인이해력, 조직인지력, 관계형성력 등을 들 수 있다.

 

4. 인문학 관점의 회사 가치제안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회사에 가치를 제안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관계에 대한 가치 제안일 것이다. 앞서 고객 가치제안을 회사 가치제안으로 대비시켰을 때, ‘경쟁 입사 지원자라는 표현이 있었다. 물론 취업에 성공하여 직장생활 할 때 직장 동료, 선후배와 경쟁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관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앞서 열거한 역량 중에서 대인영향력, 정직성, 유연성, 대인이해력, 관계형성력은 바로 인간관계와 연관된 역량이다.

 

독후엄정(篤厚嚴正)이라는 말이 있다. ‘독후라는 말은 성실하며 사람에 대해 도탑다라는 말이고 엄정하다는 말은 정의에 대해 엄격하다는 뜻이다. 따뜻하고 정이 사람이면서도 사리적 판단을 앞세우기 보다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자세야말로 회사가 취업 준비생에게 인문학적 소양으로 요구하는 가치이다.

 

5. 스토리 텔링을 통한 역량 제시

 

취업 준비생들은 자신이 위에서 열거한 역량 중에서 어떤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지 명확한 자기진단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이 발휘된 사건이나 이벤트 등을 진실에 근거한 스토리 텔링으로 표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가공의 스토리를 입사지원서에 쓰거나 면접에 임한다면 면접관의 계속된 질문에 거짓이 들통나고 만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경험들을 역량관점에서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입사지원서나 면접에 닥쳐 급하게 만들어내면 충분한 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6. 취업 준비생은 꼭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라

  

나는 대학생 때부터 개인 블로그를 꼭 운영해 볼 것을 권유한다.

어떤 테마로 블로그를 운영하느냐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입사 전략적인 관점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읽고 쓰기이다. 읽고 쓰는 것은 인문학의 기본이자 모든 인간 활동의 기본이다. 읽은 것을 정리해서 자신만의 글로 쓰는 연습을 해야 분석적/논리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특히, 독서를 통해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과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독서의 대상은 반드시 책 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독서의 대상을 책이 아니라 각종 동영상, 다큐멘터리 등을 포함한다.

  

두번째로는 자신만의 독특한 관심사이다. 자신이 어떤 대상에 대해 몰입하고 있으며 그 분야에서 어떤 성취들을 이뤄 냈는지 정리해 두면 좋다. 일례로 마라톤에 관심이 있는 지원자라면 마라톤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 마라톤 경기 참가, 마라톤을 뛸 때 개인적인 느낌, 마라톤 완주의 성취감 등을 소상히 기록해 두면 좋다. 이 모든 과정이 입사 지원서를 쓸 때 또는 면접을 볼 때 아주 유용한 스토리가 될 것이다.

 

세번째로 학회나 동아리 등 모임에 대한 테마가 좋다. 앞서 여러 번 강조하였듯이 인문학의 기본은 인간이다. 여러가지 모임 활동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갈등을 해결해 왔는지 정리해 두면 아주 좋다. 이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제시한 역량 중 인간관계와 관련된 역량들(대인이해력, 정직성, 유연성, 관계형성력 등)이 이러한 모임 활동 중에서 어떻게 발휘되었는지 역량관점에서 블로그를 정리해 보는 것도 매우 유용하다.

 

몇 가지 당부할 것이 있다면, 블로그는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치장하는 블로그는 오래가지 못한다. 또한 진실에 근거하지 못한 스토리 텔링은 인사담당자들이 금방 눈치채고 만다. 심화하여 계속 질문하면 거짓말은 금방 들통나기 때문이다. 또한 역량은 쉽게 개발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면이 많다. 앞서 열거한 역량을 모두 갖고 있다고 착각하여 없는 역량까지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대학생쯤 되면 자신이 어떤 역량이 있는지 점차 깨닫게 될 것이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삶을 정리해 나가다 보면 어떤 측면에서 자신의 역량이 두드러지는 지 파악될 것이다. 본인이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 인사담당자에게 어필할 역량이 바로 그 역량임을 명심하자.

-<kb국민카드 블로그, 국카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