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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은 시간제 노예다

김부현(김중순) 2014. 10. 14. 10:49

 

 

 

 

 

직장인은 시간제 노예다

 

 

 

 

(중략)

노예란 단어를 듣자 미국 대학교수인 조안 B. 시울라가 떠올랐습니다. 노동철학을 연구한 미국 교수 조안 B. 시울라(Joan B. Siula)는 자신의 저서인 일의 발견에서 고용이란 자유와 기회로 이어지게 될 일시적인 노예 상태를 의미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고용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피고용인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유와 더불어 돈이 아닌 본인이 원하는 다른 일이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기회를 얻기 위해 스스로를 자발적 노예로 만드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는 것이죠.

 

 

 

더 나아가 일반적으로 취직을 하기 위해 우리는 고용주에게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 그리고 여러 가지 일을 하기 위해 적합한 조건 들을 내세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정해진 시간 혹은 그 이상의 초과되는 시간까지도 기꺼이 고용주에게 자신의 고유한 시간을 내맡기고 있는 것이며 그 시간을 돈과 맞바꾸는 것이 바로 직장인의 기본 플롯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간과 돈이라는 고착화된 관계 때문에 시울라는 노동자들을 시간제 노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대 경영의 괴짜 혹은 구루 둘 중의 하나라고 불리우고 있는 톰 피터스 또한 직장인에 대해 무자비한 조직의 포로이자 노예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는 집단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는 직장인이 자본주의의 꽃인 돈의 위력에 굴복하여 스스로 조직의 포로가 되었으며, 그 생활에 만족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노예생활을 원하는 존재로 남고자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독일의 사회주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로써 칼 마르크스와 함께 마르크스주의(Marxism)를 세운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는 조금 더 충격적인 말을 하고 있습니다. 산업혁명이 무르익던 19세기 중반,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영국의 산업 노동자들을 미국의 노예들과 비교합니다. “그들은 미국의 흑인들보다도 못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더 철저히 감시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처럼 살아가도록,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도록 요구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노예보다도 못하다는 겁니다.

 

 

노예는 노예로써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체념이라도 하겠지만, 산업 노동자들은 자본가들의 교묘한 술책에 의해 본인들이 노예인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언젠가는 자신도 계급상승을 이뤄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품도록 획책한다는 거죠. 어찌보면 무의식적인 희망고문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직장인인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사회 구성원 중 거의 70%에 이르는 사람들이 직장인으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스스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기술도 능력도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예라고 인식하지 못한 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피고용인으로 살아가는 것이겠죠.

 

 

물론 우리 사회의 교육이 사업이나 기술 그리고 개인 고유의 능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기 보다는 그저 직장에 필요한 맞춤형 직장인을 양산하는 쪽으로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제공하는 월급, 이 마약과도 같은 꿀물에 우리의 사고는 점점 경직화되고 닫혀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중략)

-글: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양재우, “직장인은 시간제 노예다중에서,

-사진:뉴스한국(2011.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