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읽다/부동산스토리

부동산 부자와 개미의 투자법

김부현(김중순) 2017. 12. 4. 14:20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관련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6.198.2 부동산 대책에 이어 DTI를 주요 골자로 하는 10.24 가계부채 대책 그리고 2018년에는 기존 LTV보다 한층 더 강화된 DSR을 시행한다고 한다. 나아가 임대사업자들에게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까지 도입하겠다고 한다. 대부분의 언론들도 부동산 시장을 위축 시킨다고 호들갑이다. 이에 편승해서 개미투자자들도 잔뜩 움츠리고 있는 형국이다. 주식시장에서는 뉴스를 보고 주식을 산다면 이미 늦었을 뿐만 아니라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다. 부동산 뉴스 역시 곧이곧대로 봐선 곤란하다. 나름대로 꼬집고 분해하고 비틀어 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Do you know?

부동산 부자들은 나쁜 뉴스가 나오면 오히려 투자할 적기라고 본다는 사실을. 개미들이 이불 뒤집어쓰고 잔뜩 웅크려 있을 때 부동산 부자들은 기지개를 켜고 나온다. 이들은 결코 뉴스에 휘둘리지 않는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로 유명해진 로버트 기요사키가 한 말이다.

성공한 투자자는 특히 나쁜 뉴스에 민감하다. 이들은 좋은 뉴스가 아닌 나쁜 뉴스를 찾아다닌다. 호경기일 때 다른 업종에서 나쁜 뉴스와 거래건을 찾아돌아다니며 낮은 가격이지만 가치있거나 성장 추세에 있는 투자대상을 물색한다. (..........)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려면 나쁜 경제뉴스의 두려움을 흥분으로 전환해야 한다. 당신이 두려움보다는 흥분으로 사는 것을 배울 수 있다면 삶이 더 재미있고, 활력차고, 만족스러울 것이다. 나는 나쁜 뉴스를 더 많이 들을수록 더 흥분되고 행복해진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나쁜 뉴스 하나에 기가 죽고 잔뜩 웅크린다.

관련 뉴스를 너무 신뢰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언론들은 어떤 뉴스를 한쪽으로 몰아가는 이른바 몰빵뉴스의 귀재들이다. 주택시장에 미분양이 나오고 집값이 약보합세로 돌아서면 주택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뉴스가 쏟아진다. 미국 금리 인상에 이어 국내 금리가 오르면 가계부채가 급증해 집값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논조의 상투적인 뉴스를 앞 다투어 쏟아낸다. 늘 써먹어 왔고 여전히 써먹고 있고 계속 써먹을 것이다. 이유는 여전히 이런 뉴스를 신뢰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개미들은 이런 뉴스에 풀이 죽어 서둘러 가격을 낮추어 매도 행렬에 동참한다. 추가 하락을 우려해 관망하거나 아예 철수해 버린다미국 금리 인상에 이어 국내 금리가 오른다고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 그간의 추이를 보면,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 주택시장에 무조건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만약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에서 5%로 인상될 경우 3억 원 대출에 대한 연간 이자는 9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600만원 증가한다. 연간 600만원을 더 내기가 무서워 투자를 포기한다고?


금리와 집값은 반비례가 아닌 정비례에 가깝다. 금리 인상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종속변수 중 하나에 불과하다. 집값은 금리 외에 상승기대율과 수급상황, 정부정책 등 종합 변수에 의해 움직인다. 1987년부터 1990년까지 금리는 12%였지만 집값은 연평균 30%가 올랐다. 2002년부터 2003년까지는 금리 하락기였지만 집값은 약보합세였다. 나아가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금리 상승기였지만 집값 상승율은 연간 두자릿수였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집값은 금리가 아닌 경기 회복의 영향을 받는다. 가계 부채가 상대적으로 많은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은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을 위축 시킬 수는 있다. 특히 분양시장이 그렇다. 대출을 이용한 가수요자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것이다. 그러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이자비용보다 집값이 더 오른다는 심리가 있다면 집값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의 ‘201711월 소비자동향조사결과를 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년 만에 최고치인 112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제 상황 관련 소비자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금리인상은 곧 경기회복과 연결된다. 국내 금리가 계속 오르려면 수출증가와 내수경기 회복이 이어져야 한다.







경기 회복으로 인한 미국 금리 인상은 환율 상승가능성을 높여주므로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금리가 오르고 국내 경기가 회복되면 부동산 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다. 따라서 금리인상은 투자의 악재가 아닌 기회다. 나쁜 뉴스에 대한 부동산 부자들의 반응은 다르다.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지면 때가 왔다는 듯 기지개를 켜고 박차고 나온다. 매수세가 약한 시장이니 당연히 매수자가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이른바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다. 매수자 시장에서는 매수자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


사실 주택 가격에 찬물을 끼얹는 주범은 금리 인상과 공급 과잉이다. 이에 대한 대응법 역시 부동산 부자와 개미가 다르다.

먼저 금리 인상을 보자. 개미들은 미국 금리 인상이 되면 국내 금리가 올라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므로 집 사는 것을 꺼린다. 2015년 12월 미국 금리인상 이후 국내금리는 어떠했으며, 집값은 어떻게 움직였는가? 오히려 국내 금리는 한차례 인하되었으며 집값은 폭등했다. 부동산 부자들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매매가 상승폭이 큰 재개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PB고객 1,0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5 한국 부자 보고서(Korean Wealth Report)'를 보면, 부동산 부자들은 재개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2014년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비중이 49%에 달했다.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재개발, 재건축은 상승모멘텀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감만1재개발 구역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연이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으로 거래가 다소 위축되어 있지만 여전히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투자자들의 내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재개발지역에 투자해 본 경험자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부동산 부자에 속하는 투자자들이 매수를 한다는 점이다. 상담하기도 편하고 결정도 빠르다. 부동산 부자들은 남들이 움츠릴 때 기지개를 펴는 것이다.


반면 개미들은 상담시간도 길어지고 결정도 늦은 편이다. 결정이 늦은게 아니라 결정을 못한다는 게 맞지 싶다. 대개 혼자 오는 법이 없고 친구나 지인과 함께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개발에 투자해 본 경험이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관련 따끈 따끈한 뉴스들을 꿰뚫고 있다. 대출이 어렵지 않느냐?, 공급과잉으로 집값이 떨어지지 않느냐?, 재개발이 되겠냐? 투자가치가 있냐? 등등... 한 마디로 상담이 쉽지 않다. 상담 중에도 자기 주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친구 A는 어느 재개발지역에 투자해서 몇 억을 벌었다느니, 이웃집 B는 어디 재건축에 투자해서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P(프리미엄)가 1억 5천만 원이 붙었다느니, 고교동창 C는 2년 전에 땅을 샀는데 지금 두 배가 올랐다느니, 그때 같이 투자하자고 했었는데... 나도 그때 투자 했어야 했는데.... 머뭇거리다 결국 투자를 못했다는 것이다. 늘 준비만하고 결정을 잘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투자경험담과 돈을 번 친구나 지인들의 영웅담은 꽤뚫고 있다.


개인적으로 개미들이 지금 부동산 투자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이른바 '면피용'이라 생각한다. 주식의 경우 하락장에 매수했다 실패하면 본인도 본인지만 주위의 입방아를 견디기 어렵다. 하락장에 들어가 손해보는 멍청이로 손가락질 받는다. 그러나 주식 상승장에 들어가 실패하면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들의 반응 역시 그럴수 있다고 암묵적으로 용인해 준다. 상승장인데 운이 없어서 돈을 잃은 것 뿐이고 투자결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지금 정부의 잇단 규제책에다 미국 금리인상에 국내금리까지 오르고 대출규제도 심한 마당에 괜히 투자했다 실패하면 주위 사람들의 뭇매를 맞는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왜 투자를 했냐는 비아냥을 견디기 어렵다. 그래서 다른 개미들이 투자할 때 묻혀서 가고 싶은 것이다. 자신의 철학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주변에서 들은 귀동양으로 투자하는 것은 결과에 대한 면피는 되겠지만 돈을 벌 수 없는 방법이다. 그 어떤 투자든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귀동냥이 아닌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하기 싫으면 잘 아는 사람에게 상담을 받으면 된다. 대부분 개미들은 무리지어 다니지만 부자들은 혼자 다닌다.  

 

대중의 반대편에 서라는 말은 투자에서 여전히 통하는 모범 답안이다.

부동산 투자도 예외가 아니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필립 피셔의 책에 보면 나의 투자 철학이라는 내용이 있다.

투자세계에서 가장 큰 이익은 시장을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쪽으로 갈 때 혼자만 저쪽으로 가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그러나 반대방향으로 갈 때에는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사실 부동산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식, 펀드 등 금융 관련 전문가들이다.

스스로는 자신이 부동산 전문가라고 하지만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그리고 비관론을 주장하는 금융전문가들 중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거의 없다. 솔직히 자고나면 환경이 바뀌고 정보가 달라지는 요즘 진정한 전문가는 없다고 봐야 한다. 전문가가 될 수 없는 시장 환경이라는 말이다. 전문가는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다. 전문성을 갖추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설령 전문성을 갖추었다손 치더라도 더 큰 문제는 그 전문성의 수명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어제의 지식이 오늘은 무용지물이 되는 세상에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러니 화려한 이력을 가진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너무 믿지 마라.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사람이 아닌 전문가가 되기 위한 열정을 가진 사람을 믿어라  


펠릭스 데니스는 <부자본능 How to get Rich>이라는 책에서 '부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을 이렇게 나열했다.

1. 혹시나 실패했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좋지 않은 일이 생길까 두렵다면 당신은 부자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2. 주위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꾸 신경이 쓰인다면 결코 부자가 못 된다.

3. 직장이라는 안전한 길을 버리고 외롭고 위험한 길을 개척해서 가족이나 배우자, 또는 애인에게 걱정거리를 안겨 줄 생각을 하니 참을 수 없다면 부자가 될 수 없다.

4. 동료들과 친구들의 수근거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 장시간 오래 일할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부자가 될 수 없다.

5. 부자가 되는 일이 굉장히 좋은 일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는 실패가 두려워 투자를 꺼린다면 책을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엄포를 놓는다. 두려움에 굴복하는 순간 무기력과 패배감이 따르게 되고 결국 부자로 가는 길은 닫혀버린다고 한다. 하지만 실패가 두렵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그래서 부자가 적은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