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아파트 붕괴로 아파트는 위험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더 높고 더 쾌적한 중산층을 위한 시범아파트가 등장하게 된다. 1971년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지어진 시범아파트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단지 고층 아파트이자 여의도에 지어진 최초의 아파트였다. 삼부토건, 현대, 부국, 대림, 한국건업, 건설산업, 모양건설 등 여러 건설회사가 시공을 맡았다.
물론 이전에도 시범아파트라는 명칭을 가진 아파트는 존재했으나 대부분 시민아파트의 개량형인 것에 반해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최초의 단지형 고층아파트로 지어졌다. 당시 시범아파트를 지은 배경은 토목공사를 마치고 여의도 땅을 분양하였으나 여의도에 건물을 짓겠다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로 인해 여의도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서울시가 시범적으로 고층아파트 단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추진했던 것이다.
그 후 서울시가 의도한 대로 여의도에 대한 인식이 점차 좋아지면서 많은 증권사 사옥이 여의도동에 들어서고 국회의사당, 국내 방송국 3사 본국과 한화그룹 소유의 63빌딩도 들어섰다. 초기에는 분양이 어려웠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프리미엄까지 붙게 되자 잠실, 반포 등의 대단지 아파트 건축으로 이어지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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