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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똘똘한 한 채’ 어디가 좋을까?

김부현(김중순) 2020. 12. 13. 11:58

2020년 12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토부 장관 후보자인 LH 변창흠 사장과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행복주택 단지’를 찾아 전용면적 44㎡ 복층형 투룸 아파트를 현장점검 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후보자의 설명에 대해 재차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신혼부부에 아이 한 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는 두 명도 가능하겠네요.”

 

이를 두고 일부 언론과 반대 진영에서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 양 신나게 몰아부쳤다.

 

“13평, 방 두 개 아파트에 4인 가구가 제대로 살 수 있겠는가?”,

“평생 공공임대에 살라고? 니가 가라 공공임대주택” 하면서 거품을 물었다.

(....)

 

물론 개인적으로는 대통령이 "국토부와 LH에서 그동안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노력은 했지만, 그래도 아이 둘을 키우기에는 좀 좁지 않겠냐! 앞으로는 좀 더 넓은 평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답을 했으면 좋았겠다 싶기는 하다. 그렇다고 그렇게 입에 거품을 물 일은 아니지 싶다. 그리고 언론에서 말한 13평 관련하여 굳이 부연하자면 44㎡는 13평이 아니라 21평 정도라고 해야 옳다. 13평은 전용면적이고 공급면적은 21~22평형 정도가 되기 때문이다. 언론이 이를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우리가 59㎡를 25평이라고 하지 17.8평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면적이 좁아 문제라면 그것은 국토부나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몫이다. 이 문제는 결국 2003년 우리나라 <주택법>에서 정한 국민들의 ‘최저주거기준’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 제정 당시 우리나라의 최저주거기준에 해당하는 가구수는 23.4%였지만, 현재는 5%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최저주거기준은 어디까지나 4인 기준으로 거주할 수 있는 최저면적을 정한 것이다. 흔히 말하는 ‘삶의 질’측면에서는 바람직한 수준은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최저주거기준에 대한 면적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법 개정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대통령에게 삿대질 할 문제는 아니다. 아마 일부 언론과 상대 진영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효과가 없다는 것을 뭉텅거려 비판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지금까지 24번의 부동산 관련 대책들을 쏟아냈다. 3년 7개월여 동안 24번이니까, 한 달 보름꼴로 대책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성적표를 보면 효과가 별로 없었다. 특히 최근의 상승장은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오르던 것이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는 새로운 트랜드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동산 모임이든, 직장인 모임이든, 동네 반상회든, 향우회든, 포장마차에서든 모이기만 하면 부동산 이야기다. 좀 더 준비된 사람들은 '인구가 줄어드는데 아파트 공급과잉 아니냐!'와 같은 그럴듯한 통계를 들먹인다. 인구가 줄어들면 전체적인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곧 부동산 폭락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출산율이 세계 최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지금도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갈수록 수명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9년 무렵부터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이 통계청의 예측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1인 가구 증가, 다주택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다양해지고 있어, 이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집이 따로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최근 부동산 폭등 관련 결과는 하나로 귀결된다. ‘집값이 미쳤다’, ‘부동산 시장이 정상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 부동산 시장이 미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언제 부동산 시장이 정상적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역대 어느 정부 할 것 없이 늘 술에 취해 있었다. 대책이 발표되면 순간 술이 깼다가 이내 술에 골아 떨어지기를 반복해 왔다. 이런 부동산 시장에서 술에 취할 것인지, 맨정신으로 있을 것인지는 늘 선택의 문제였다. 그동안 술에 취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다주택자가 되었고, 맨정신으로 술 취한 사람들을 투기꾼으로 몰아부쳤던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다. 술판이 벌어지면 같이 취하는 것이 상책이다. 불이 나면 동참하는 것이 옳지 혼자 바가지 들고 물을 퍼붓는다고 불길이 잡힐리 만무하다. 아마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솔직히 부동산 시장이 예측 가능하다면 애써 공부할 필요도 없고 발품을 팔 필요도 없지 않겠는가! 부동산 시장에서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한편에서는 최저주거기준을 두고 13평이니, 21평이니 옥신각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주택자에 대한 누르기가 계속되자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최근 지방의 집값이 급등하자 똘똘한 한 채로 서울과 강남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방의 10억, 15억 짜리 아파트 사느니 차라리 서울로, 강남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똘똘한 한 채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이라고 다 같은 서울이 아니고, 강남이라고 다같은 강남이 아닐 것이다. 강남에서도 한강변이 아닌 곳은 상대적으로 인기도가 떨어질 수 있다. 실제 매매가 평당 1억을 처음 돌파한 랜드마크 아파트는 한강변 아크로리버파크였다. 갈수록 강이나 바다와 가까운 물가를 선호하는 것이다.

 

일찍이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에서 “거친 파도가 유능한 사공을 만든다”고 했다. 실제 고대문명과 세계 종교의 발상지는 하나같이 광야의 쓸모없는 황무지 땅이었다. 6천여 년 전 이집트 문명을 일으킨 민족은 아프리카 북쪽에서 수렵생활을 하던 사람들이었다. 강우 전선이 북쪽으로 이동하게 되자 살던 곳이 모두 사막화되면서 세 부족으로 뿔뿔이 흩어져 모두 사라졌지만 맹수와 독사들이 우글거리는 나일강 지역으로 이동하여 농경과 목축, 어업으로 생활방식을 새롭게 바꾼 부족들은 찬란한 이집트 문명을 만들어냈다.

나일강의 범람 시기를 알아내기 위해 천문학과 태양력을 발전시켰고, 나일강이 범람했다가 물이 빠지면 온통 쑥대밭으로 변하는 토지를 나누기 위해 기하학과 측량술이 발달했다. 나일강 범람을 막기 위한 제방술도 발달했다. 나일강의 거친 환경과 싸우다 보니 찬란한 인류사적 문명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물은 인류 역사의 시작과 함께 했고, 인류의 DNA에는 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물 DNA'가 이제는 거주하는 집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거주하고 싶은 곳으로 물가를 꼽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미국 뉴욕의 허드슨강Hudson River과 영국 템즈강Thames River, 프랑스 파리 세느강Seine River 역시 도심을 흐르는 강으로, 강변에는 하나같이 고급 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다. 어느 나라 할 것없이 경관이 빼어난 만큼 강변 아파트들의 시세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비싸다.

 

서울 사람들이 똘똘한 한 채로 한강변을 선호한다면, 부산은 어디일까? 부산의 최대 강점은 바다를 낀 해안도시라는 점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물과 접한 지역이 결국은 똘똘한 한 채에서 승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5곳을 꼽아 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미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실천이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1. 해운대 바다 라인

 

먼저 부산 바다의 대표주자인 해운대다. 강남이라고 다같은 강남이 아니듯 해운대라고 다같은 해운대가 아니다. 해운대 안에서도 양극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해운대 바닷가 엘씨티와 동백섬 인근 마린시티가 해운대에서도 가장 각광받을 것이다.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2. 광안대교 라인

 

광안대교를 통해 해운대와 연결되는 광안리 해수욕장 라인도 부산에서는 2등 가라면 서러워 할 곳이다. 특히 바다+광안대교 정면 뷰가 가능한 남천삼익비치 재건축단지가 대장이다. 해운대와 더불어 외지인들도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어서 인기는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최초로 평당 1억을 돌파한 서울 한강변 랜드마크인 아크로리버파크....부산이라고 평당 1억을 돌파하지 말란 법은 없다. 평당 1억을 돌파할 '부산의 아크로'는 어디가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금으로 보면 남천삼익비치나 엘씨티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 낙동강 에코델타시티

 

부산에서 ‘바다’하면 해운대와 광안리지만 ‘강’하면 에코델타시티다. 물의 도시, 한국의 베네치아, 미래의 스마트시티를 꿈꾸는 첨단주거신도시가 에코델타시티다. 그 어떤 수식어가 붙어도 어색하지 않다. 낙동강을 중심으로 세 줄기의 강이 모이는 세물머리를 중심으로 첨단산업과 AI기술이 접목된 스마트시티 주택단지와 공동주택이 들어설 부산의 미래 첨단신도시다. 아직은 황량한 벌판이지만 수자원공사에서는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최근 5년 무상거주가 가능한 첨단스마트시티 주택단지 입주자 모집을 마감하여 내년 하반기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개통을 앞두고 있는 부전역~마산선 철도가 지나가는 요충지이지만 비행기 소음과 공항 인근이라는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공동주택의 용적률이 대폭 줄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확장 계획이 무산되어 신공항이 가덕도로 갈 가능성이 높아져 용적률은 완화될 것으로 보이고 공항에 따른 소음피해도 사라질 전망이어서 물과 AI, 그리고 인간이 상생하는 환경친화적인 물의 도시로 탄생하면 명품주거지로 각광받을 것이다.

 

4. 북항 바다 라인

 

부산 역사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인 원도심의 북항재개발로 인한 '바다뷰+조망'이 가능한 북항 일대도 주목해볼 지역이다. 오랫동안 부산항의 배후 역할을 해왔지만 슬럼화되어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북항~우암~감만을 연결하는 바다라인도 향후 기대되는 곳이다. 북항의 G7과 인근에 들어서는 좌천범일통합, 우암, 감만 재개발로 20,000여 세대에 이르는 바다명품주거단지가 형성될 예정이다. 특히 우암, 감만 일대는 낙후된 동네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신도시급 아파트들이 완공되면 상전벽해가 될 것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곳이다.

 

5. 시민공원 일대

 

마지막으로 시민공원 일대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물과 관련이 없는 지역이다. 그러나 각종 편의시설이나 도심지라는 입지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학장~해운대 대심도 고속도로의 첫 번째 진출입구가 인근 진양사거리에 있을 뿐만 아니라 동서고가도로 철거로 인한 부대 효과도 기대되는 지역이다.

 

이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새로운 트랜드를 보이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같은 단지에서, 같은 동에서도 조망과 층수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화 <하이라이즈>처럼 같은 동에서도 층수에 따라 계층화되고 양극화되는 것이다. 엘씨티라고 다 같은 엘씨티가 아닌 것이다. 저층과 고층은 하늘과 땅 차이다.

 

한 논문에 따르면, 부산의 경우 바다 조망권이 아파트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47.9%인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바다라인들의 독주는 계속될 것이다. 이제 ‘어디에 살 것인가?’하는 문제는 더욱 중요해졌다. 물론 ‘어디에 살 것인가?’와 ‘어디에 살아야 하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본인이 좋아서 산속에 사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이왕이면 집값이 오를 아파트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야 하지 않을까? 시장이 혼란스러울수록 투자처를 물색하러 여기 저기 발품을 팔기 전에, 살고 있는 집을 재점검하고 살아야 할 집을 정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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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인구가 감소하면 정말 부동산이 폭락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인구감소는 부동산 폭락의 필요조건이 아니라 부수적 조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인구절벽은 결국 일본 버블붕괴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지 궁금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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