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부산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2020.12.17.)

마침내 정부가 폭발했다. 열을 단단히 받았던 모양이다. 25번째 대책은 한 마디로 이판사판이다.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는 하지만 시골까지 규제하는 무지막지한 대책이다. 정부 탓만은 아니다. 그동안 언론, 투자자 등 시장에서는 뒷북대책으로 풍선효과만 나타난다고 신랄하게 비판해 왔다. 이에 참다못한 정부가 광범위한 지역으로 칼을 빼든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대책 측면에서만 보면 그나마 잘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번에 부산에 2~3곳만 지정했더라면 비규제지역으로의 풍선효과는 삼척동자로 알 수 있다. 따라서 한꺼번에 지정한 것은 유래 없는 일이고 사상 최초이기는 하지만 집값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오히려 기장군이 빠진 것이 의아하다.

 

2020년 11월 20일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를 조정지역으로 지정한지 한 달도 채 안 됐는데, 2020년 12월 17일 다시 서·동·영도·부산진·금정·북·강서·사상·사하구 등 9개 구가 추가로 지정됐다. 16개 구·군 중 중구와 기장군을 제외한 사실상 부산 전 지역이 조정지역이다. 사실 부산 부동산업계에서는 전방위적인 이번 조정지역 지정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2~3곳이 추가로 지정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깬 것이다.

 

게다가 부산 인근으로의 풍선효과로 울산 중·남구, 창원 성산구 등도 조정지역으로 지정했다. 대구와 광주도 마찬가지다. 대구는 중·동·서·남·북·달서구, 달성군 등 7곳, 광주는 동·서·남·북·광산구 등 5곳이 무더기로 지정됐다. 가격은 올랐지만 조정지역 지정에 필요한 세부적 정량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창원 의창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신규지정됐는데, 이는 과거 대구 수성구와 유사한 사례다. 특히 경북 포항, 충남 논산·공주, 전남 여수·광양·순천 등 전국의 중소도시 13곳도 포함됐다는 점이 특이하다.

 

 

금번에 지정된 36곳을 포함하면 이제 111곳이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것이다. 전 국토의 조정지역화가 현실화 되고 있다. 이번 조정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의 효력은 2020년 12월 18일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이번에 제외된 기장군은 핀셋 규제, 즉 일광면은 조만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구의 경우에는 최근 주택 격 상승률이 부산에서 가장 낮아 당분간 요건을 충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저금리와 풍부한 시중 유동성, 전세가율 상승 등으로 최근 주택매수심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지방과 광역시 등에서 상승세 확산과 함께 외지인 매수와 다주택자 추가매수 등 투기 가능성이 있는 이상 거래 비중이 증가하는 등 일부 과열 양상이 나타나자 선제적 조치로 대규모 규제책을 꺼내든 것이다. 특히 세금 회피 목적의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저가 주택의 외지인 매수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등 실수요자 보호 정책이 훼손되고 피해 사례가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집값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지만 공급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다.

 

그럼 앞으로 부산의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그동안 정부 대책의 효과는 길어야 3개월이었는데, 무차별적인 조정지역 지정으로 이번에는 그 효과가 좀 더 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제는 발뻗고 자도 된다. 더 두들겨 맞을 것도 없고, 추가 대책도 나올게 없다. 향후 해수동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것인가와 기장군이 언제 조정지역으로 지정될 것인가만 남았다.

 

하지만 문제는 한 달 전 조정지역으로 지정되었던 해수동연남으로의 역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전체가 규제지역이면 차라리 해수동으로 가겠다는 단순한 심리가 강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해수동을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똘똘한 동네를 찾기 마련이다. 

이제 조정지역이 아닌 지역을 찾는 것이 빠르다.

조정지역도 너무 남발하면 무감각해진다. 조정지역이 많아지면 다시 과거로 회귀한다. 똘똘한 놈을 찾게 된다.

정부도 좀 골치는 아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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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조정지역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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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의창구 투기과열지구…부산·대구 등 36곳 조정대상지역 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