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산행기/중부지역

구름도 쉬어가는 곳, 운길산 수종사

김부현(김중순) 2009. 5. 13. 00:19

운길산 수종사!

 

남양주시 조안면에 위치한 운길산(雲吉山·610.2m),

운길산은 '구름이 산에 걸려서 멈춘다', '길상한 구름에 뒤덮인 산'이란 의미의 산명을 지닌 산이다.

국철이 연장개통되면서 접근이 한결 수월해졌다. 따라서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운길산 중턱 전망좋은 곳에 수종사가 자리잡고 있다.

운길산역에서 수종사까지는 차량진입도 가능하다. 도보로는 1시간여 소요된다.

운길산역은 옥수역에서 국수행 국철을 타면 5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수종사는 주차장까지 내려갔다가 거기서 다시 오른쪽으로 오르는 층계 위 높은 위치에 있다.

그 높이가 만만치 않아서인지 물건을 실어 나르기 위해서 삭도(索道)까지  만들어 놓았다.
그 삭도가 풍경마저 실어올린 듯 수종사의 종각에서 굽어보는 양수리 팔당 일대의 전망은 일품이다.

고려조 서거정이 말한 "동방 사찰 중 제1의 전망은 수종사의 전망이다"라는 말 그대로다.

이 사찰이 수종사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여기에 올라가서 아래 양수리 쪽을 보면 그 모습이 '물속에 종이 잠겨 있는 듯하다'고 해서 수종사라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다음 이야기가 더 유명하다. 

 

세조가 만년에 지병인 피부병으로 오대산에 갔다가 수로로 한강을 따라 환궁하는 도중에 지금의 양수리인 양차강(兩次江)에서 하룻밤을 유하게 되었을 때의 일이다. 그 날 밤 지금의 절 부근에서 은은한 종소리가 나므로 이상히 생각하여 다음날 아침 주민을 불러 종소리의 출처를 물었더니 ‘근처에 종은 없고 종소리가 날 만한 곳이 있다면 운길산 중턱에 오래된 절터 한 곳 있을 뿐입니다.’이라고 대답하였다. 
세조가 이를 답사하게 하였더니 절터에 암굴 이 있고 그 속에 18 나한상이 있었는데, 그 바위틈에서 물방울이 떨어져지면서 나는 소리가 종소리와 같았다. 이에 세조는 나한을 모시는 절을 짓게 하고 5층석탑을 세워 그 안에 18나한을 봉안하게 하였으니 이 탑이 '수종사오층석탑'이다. 이 오층석탑은 경기도지방문화재 제22호로 수종다보탑이라고도 하는 것으로 조선시대의 팔각오층석탑이다. 

 

비와 해, 그리고 흐림과 맑음이 함께 했던 하루....

양수리 두물머리를 거쳐 수종사에 올랐다. 

풍경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곳이 바로 수종사다.

  

 

수종사는 조선 세조 때 창건되고, 다성(茶聖) 초의선사(草衣禪師·1786~ 1866년)의 발자취가 배어 있는 수종사는 아름다운 사찰로도 유명하다.

특히 수종사에서 바라보이는 서정적인 양수리 두물머리 풍광과 세미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멀리 양평과 여주 방면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일품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하다.

 

-<수종사에서 본 양수리 일대와 두물머리, 그리고 남한강 북한강.... 운길산역까지...>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사찰,

수종사에서 본 두물머리 전경과 양수리 전경....한 마디로 멋졌다.

평일에다 오전까지 비가 이어진 탓에 인파는 많지 않았다.

 

 -<수종사가 자랑하는 수령 500년 된 은행나무>

 

멋진 경관을 감상하며 한참을 쉬었다.

세상 저편에 무엇이 있나, 가끔 궁금한 때가 있다.

수평선 너머는 바다겠지, 뭐.

가슴 밑바닥에 묻혀있던 그리움들이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내게 말을 걸어온다.

두물머리에 두고 온 기억들이 새록새록 자라난다.

 

 

아무런 의심없이 달려갈 수 있는 곳, 자연..

그 자연에서 나는 함부로 꿈꿀수 없었던 마음들을 다듬을 수 있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또다른 길로 이어지는 자연의 길.

그 길에서 서툰 마음들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스무살 시절, 그 땐 슬픔만으로도 살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이젠 행복만 가지고도 살아가기가 힘들게 느껴진다.

너무 쉽게 가버린 지난 시간들...

지나간 시간에 머물기보다는 오늘에 충실하자.

  

 -<수종사에서 본 양수리와 두물머리 전경>

 

 -<절벽위에 서 있는 수종사>

 

 -<수종사 전경>

 

 -<수종사에서 본 양수리와 두물머리 일대>

 

 -<수종사에서 본 운길산역>

 

문득 한편의 시가 생각난다. 자주 되새겨보는 시다.

만릿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 가졌는가

 

온 세상이 찬성보다는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 가졌는가

 

가졌거든 그대는 행복이니라

그도 행복이니라

그 둘을 가지는 이 세상도 행복이니라

그러나 없거든 거친 들에 부끄럼뿐이니라.

-함석현 님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운길산 수종사 오월의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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