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지 않은 꿈은 꿀 가치가 없다."
-국회의원 홍정옥
조선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희망편지' 라는 코너가 있다. 편지의 주인공들은 막다른 인생, 절망의 끝에서도 희망과 꿈을 잃지 않고 마침내 절망보다는 희망을 택한 사람들이다. 사연들을 보노라면 나에게 주어지는 '이까짓 힘겨움은 정말 절망 축에도 끼일 수 없다.' 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삶의 실타래가 엉킬대로 엉키어 있다면, 이제 실타래가 풀릴 일만 남은 것이다. 실타래를 엉키게 한 것이 나였으니까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열쇠를 가진 사람 역시 내 자신이다.
마찬가지다. 절벽의 밑바닥에서는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때때로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시쳇말로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는 상황에서 간혹 극한 행동을 하곤 한다. 절망의 한 발짝 옆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애써 외면해 버린 채.
의외로 엉킨 실타래를 푸는 열쇠는 단 한 가닥의 실이다. 한 가닥의 실만 풀어내면 그 다음에는 일사천리로 술술 풀린다.
항구도시 부산에 가면 '태종대'라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다. 태종대에서 해안절경이 가장 좋은 곳에 이른바 "자살바위"라는 곳이 있다. 자살바위가 유명하게 된 것은, 한국전쟁 중 '1.4후퇴' 때 따뜻한 부산으로 내려온 많은 피난민들, 특히 이북사람들이 부산으로 대거 모여 들면서부터라고 한다. 그들은 고향을 떠날 때 뿔뿔이 헤어지면서 훗날 '영도다리'에서 만나자는 막연한 약속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피난살이가 고단하거나, 영도다리에서 만나자고 한 부모형제들을 못 만나게 되자 이곳에서 몸을 던진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투신하는 사람을 막고자 보초를 세우기까지 했다. 그러자 자리를 태종대로 옮겼다고 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한 때 '한 번 더 생각해 보세요!' 라는 푯말이 설치되기도 했다.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암환자가 암으로 죽지 않고 절망으로 죽는다.'는 것을. 누구나 절망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절망에 빠진다고 모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한 단계 성숙시켜주는 희망의 단초이다. 달을 보기 위해서는 어둠이 필요하듯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때로 절망도 찾아드는 법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는다.
절망이 깊을수록, 어둠이 짙어질수록 꿈이 필요하다. 꿈이 곧 희망이고, 희망이 곧 꿈이다. 이것은 성공이나 돈의 차원을 넘어서는 '그 이상'의 것이다.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가끔 어둠이 찾아오지만 곧 햇빛이 든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쥐 한 마리를 캄캄한 독 속에 집어넣으면 채 3분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독 속에 한 줄기의 빛만 새어 들어가면 적어도 36시간은 죽지 않고 견딘다고 한다. 이렇게 희망은, 꿈은 막다른 길에서도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 역할을 해준다. 지금 이것만 지나면 또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다.
'경전하사(鯨戰蝦死)'라는 말이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뜻으로 강한 자끼리 서로 싸우는 통에 아무 상관도 없는 약한 자가 해를 입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왜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진다.'는 속담은 없는 것일까? 새우와 고래가 싸우면 새우가 이긴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새우는 깡이고 고래는 밥'이기 때문이라나.
또 혹자는 고래가 아닌 새우로 살아가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사막을 건너는 건 용맹한 사자가 아니라 못생긴 낙타이고,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듯, 우리의 식탁을 가득 채우는 것은 고래가 아니라 새우이기 때문이라고.
아무튼 고래이던 새우이던 삶에 필요한 존재가 된다면 문제가 없다. 그래도 꿈만큼은 고래의 꿈을 꾸어야 한다. 새우 같은 조그만 걸림돌을 극복하기 위해서 말이다.
새우도 고래의 꿈을 꾸는가 하면, 고래도 새우의 꿈을 꾸기도 한다. 새우라고 다 같은 새우가 아니고, 고래라고 다 같은 고래가 아니다. 새우 같은 고래도 있고, 고래 같은 새우도 있다. 처해진 현실이 새우일지라도, 꿈만큼은 고래의 꿈을 꾸자.
'청춘경영 > 꿈과 비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 (0) | 2009.11.19 |
---|---|
꿈은 넓이보다 깊이를 원한다 (0) | 2009.11.18 |
<명작의 꿈>은 울퉁불퉁하다 (0) | 2009.11.18 |
결과는 아는 것에 비례하지 않는다 (0) | 2009.11.18 |
품고, 믿고, 그려라 (0) | 2009.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