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경영/꿈과 비전

결과는 아는 것에 비례하지 않는다

김부현(김중순) 2009. 11. 18. 20:53

"한번에 일확천금을 벌어들여 억만장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서 책을 사려고 서점에 갔는데,

한눈에 들어오는 책 제목이 있었다.

'단 하루만에 1억을 버는 비법'

그런데 그 책에는 부록이 한 권 딸려 있었는데 그 부록의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감옥에서 잘 지내는 비법.'

-안상헌의 <생산적인 삶을 위한 자기발전 노트 50>에서,

 

영화 <모던 타임즈>의 주인공 찰리는 하루 종일 나사못만 조이는 단순한 조립공이다. 반복되는 단순작업의 결과로 그는 눈에 보이는 것은 닥치는 대로 조이려는 강박관념에 빠져 정신병원과 감옥을 오간다. 이는 마치 컨베이어시스템의 기계처럼 돌아가는 삶과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들을 의미한다. 영화의 감독이자 배우였던 찰리 채플린은 억압과 광기를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노래한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그의 말이 영화 속의 역할을 표현하는 것만 같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변화라는 것이 때로는 의외로 단순하지만 바뀌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90여년 간 이어져 오던 불문율과도 같았던 '좌측통행'이 어느 날 갑자기 효율성과 사고율이 낮다는 것을 이유로 2009.10.1부터 '우측통행'으로 바뀌었다.

특히 서울시는 우측보행을 유도하기 위해 지하철 역내 에스컬레이터마다 포스터 등을 붙여놓은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우측보행'이 세계적인 추세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원래는 우측보행이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측보행이 일제 시대 때인 1921년부터 좌측보행으로 바뀌었다. 일제 시대의 잔재인 셈이다. 그러면서 일본은 1946년부터 재빠르게 우측보행으로 바꾸었다. 우리한테는 좌측보행 하라고 강요해 놓고는 자기들은 은근슬쩍....

아무튼 그 때도 우측에서 좌측보행으로 바꾸는 데는 힘들었겠지만 우리는 완벽하게 적응한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마치 <모던 타임즈>의 주인공 찰리처럼 몸이 습관적으로 좌측으로 기울겠지만 우측보행으로 바꾸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전 국민의 88.3%가 오른손잡이인 상황에서 우측보행이 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고, 심리적 안정감과 더불어 보행속도도 1.2~1.7배정도 빨라지고 교통사고는 20%정도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아무튼 이렇게 좋은 거였다면 좀 더 일찍 시행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변하지 못할 것은 없다. 단지 습관이라는 핑계를 들어 변하려고 하지 않는 마음이 문제다. 입으로는 변화를 달고 다니면서 정작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온갖 하지 않을 이유들을 들이댄다.

 

길거리에서 핫도그를 팔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귀가 들리지 않아 들을 수 없었고 시력이 나빠 글자도 읽을 수 없었지만, 핫도그에 대한 열정만큼은 대단했다.

"맛있는 핫도그 사세요!"라고 열심히 외쳤다.

그 덕분에 사람들은 핫도그를 많이 사갔고 그 돈으로 아들을 대학까지 보낼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을 다니던 아들이 방학을 맞아 핫도그 장사를 돕겠다고 나섰다. 아들이 핫도그 장사를 돕기 시작하면서부터 가게에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버지, 지금 우리나라는 엄청난 불경기에 접어들고 있어요.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고 있어서 아마 앞으로는 핫도그가 갈수록 잘 안 팔릴 거예요."

아들의 말을 들은 아버지는 '내 아들은 대학도 다니고, 라디오도 듣고, 신문도 읽으니까 세상에 대해서 잘 알겠지. 아들이 그렇다면 그런 거야'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더 이상 핫도그를 팔기 위해 소리 내어 외치지 않았고 재료를 구입하는 양도 갈수록 줄어들었다. 급기야 핫도그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들아, 네 말이 맞구나. 지금은 불경기라서 핫도그가 잘 안 팔리는 거야."

 

결국 핫도그 가게는 문을 닫고 말았다.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보다 많이 배웠고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더 잘 아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결국 가게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따라서 많이 안다고, 많이 배웠다고 항상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서는 왜 매번 개미투자자들이 죽을 쑤는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시적인 이른 바 '유행정보'에 휩쓸리기 때문이다. 신문이나 방송, 그리고 증권회사가 반드시 당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설프게 아니까 유행을 타는 것이다. '선 머슴아 사람 잡는다.'고, 대충 아는 것보다는 차라리 아예 모르는 편이 낫다.

 

오늘도 일터에서, 일상에서 핫도그 가게를 망하게 한 아들과 같은 짓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