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점에 다녀왔습니다.
백주대낮에 서점에 가보는 것은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코앞에 있는 교보문고 강남점을 두고 멀리 종로에 있는 영풍문고에 허겁지겁 시간에 쫓겨 다녀왔습니다.
솔직히 영풍문고 종로점은 머리털 나고 처음 가봤습니다.
저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서 영풍문고 종로점에 홍보를 한다고 해서 시간을 내봤습니다.
서점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홍보문안을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아마 출판사에서 기대만큼 책이 팔리지 않자 고심 끝에 결정한 것 같습니다.
출간한 책이 독자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니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마음이 아픈 것은 독자들에게 알릴 길이 없다는 사실이, 독자들의 판단을 받을 기회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더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전혀 예상치 못한 바는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시간에 쫓겨 서둘러 돌아오는 발걸음이 조금은 무거웠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운좋게도 자리에 앉았습니다.
눈은 신문을 보면서도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습니다.
문득 작년에 처음 책을 내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니가 책을 낸다고!, 팔리겠냐?"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들의 예상이 옳은 것 같습니다.
그들의 말대로 저의 책은 아직까진 많은 독자들이 찾지 않으니까요.
지금까지는 '그들의 완벽한 KO승, 나의 철저한 KO패'인 것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많이 팔리면 좋겠지만 책을 팔기 위해 써야 한다면 아마도 저는 자격미달이었을 것입니다.
그저 좋아서 한 것, 그게 이유였으니까 말입니다.
좋아서 하는 일에 다른 이유는 필요없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더 많은 독자들을 향해 가는 진통의 시간, 인내의 시간이라 애써 스스로를 위로해 봅니다.
하루에도 수백 권씩 쏟아져 나오는 책들 중 독자들이 즐겨 찾는 책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 많은 책들 중 97%의 책들이 2000부를 넘기지 못한다는 통계가 우리 출판시장의 현주소를 반증해 주는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많은 분들의 힘겨움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때로는 좋아하는 야구장 가는 것도 포기했을 것이고, 또 가족들과 즐거운 주말을 보내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들을 상당 부분 포기한 결과일 테니까요.
아무튼 결국에는 좋은 책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겠지만 전체적인 파이가 작은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굳이 우리나라의 1인당 독서량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그만큼 적다는 의미겠지요.
저의 개인적인 목표 중 하나는 죽기 전에 10권의 책을 쓰는 것입니다.
이제 두 권을 출간했으니 8권이 남은 셈입니다.
물론 몇 권을 내느냐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제 자신의 나태함과 게으름에 맞서기 위해 10권으로 대못을 박았습니다.
많이 읽히는 책을 내는 것이 몇 권을 내느냐보다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책쓰기에 있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조금 더'의 유혹을 버려라"는 어느 작가의 말을 교훈 삼아 가슴에 새겨봅니다. "조금 더 좋은 책을 쓰기 위해 '조금 더, 조금 더' 하다가는 결국 죽을 때까지 단 한 권의 책도 쓰지 못한다"는 말을.....
솔직히 글쓰기와 관련하여 저는 아직까지 시쳇말로 '잘 모르면 용감해진다'는 속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업 작가도 아니고, 전문성과 깊이가 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너무 많이 알아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조금 부족해도 용감하게 도전하는 것이 낫다고 자신을 위로해 봅니다.
그래서 오늘 밤도 하루 일과를 끝내고 어설픈 독수리 타법으로 더 부지런히 노트북 자판을 두드릴 것입니다.
.......그날을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앞에 두고 주판알만 만지작거리고 있기보다는.....
"Just do it.(그냥 하라)"
'해야 하는 일'보다 더 힘이 센 것은 '하고 싶은 일'입니다.
그 어떤 일도 주판을 튕기면 튕길수록 불가능하다고 결론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법입니다.
글을 잘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전업작가가 아니더라도 일하면서 틈틈이 모아둔 글이 있다면 용기내어 책을 출간해 보라고 권합니다. 늘 마음은 굴뚝 같지만 "감히 내가 어떻게 책을 낼 수 있을까?", "책을 냈는데 팔리지 않으면 어떡하지!"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일단 책으로 나오면 먼저 자신에게 약속을 지키는 것이 되고, 다른 일에도 자신감이 배가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하기보다 자신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까요. 조금 부족하다 싶을때 시작하는 것, 이것이 더 큰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초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청춘경영 > 꿈과 비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넌 스펙 쌓니? 난 세상을 바꾼다 (0) | 2010.08.24 |
---|---|
마법 같은 대화법, '구나요법' (0) | 2010.06.10 |
'최선을 다하라'의 덫 (0) | 2010.06.10 |
한국 남자 100미터...꿈이 이루어지다 (0) | 2010.06.09 |
대한민국 연봉 10억 슈퍼샐러리맨 (0) | 2010.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