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경영/꿈과 비전

한국 남자 100미터...꿈이 이루어지다

김부현(김중순) 2010. 6. 9. 10:34

2010.6.7. 우리나라 육상계는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남자 100미터에서 무려 31년간 깨지지 않았던 이른바 '마의 벽'이 19세의 김국영에 의해 깨졌기 때문이다.

그는 대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64회 전국육상선수권 대회 남자 100미터에서 10초23을 기록, 31년간 벽으로 여겨졌던 10초34의 한국 기록을 새롭게 갈아치웠다.

종전 한국 기록은 서말구(55.해군사관학교 교수)가 1979년 세운 기록이었다.

0.11초 단축하는데 31년이 걸린 것이다.

 

                       -출처 : <스포츠동아>, 2010.06.08

 

지금부터 반세기 전만 해도 1마일(1,760 야드, 1,609미터)을 4분 안에 달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간의 능력과 속도로 볼 때 440야드 트랙 네 바퀴를 4분 안에 달리는 일은 죽음에 도전하는 것과 다름 없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의 통념으론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면 의학적으로 인간의 폐와 심장이 파열되고 심한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뼈가 부러지고, 관절이 파열되며, 근육과 인대, 힘줄이 찢어진다고 여겼다. 따라서 인간이 4분 안에 1마일을 달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결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장벽이었다.

 

하지만 1954년 5월 6일, 한 선수가 1마일 달리기 출발선에 섰다.

바로 당시 25세였던 무명의 의대생 로저 배니스터(Roger Bannister)였다.

 

그는 전형적인 영국의 젠틀맨 아마추어 육상선수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엑서터 칼리지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간 의대생이었다. 로저 배니스터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 1,500미터 경기에서도 유력한 우승후보였습으나 그의 성적은 예상을 깨고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 4등에 그치자 그는 헬싱키 올림픽에서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는 것을 택했다.

 

그는 의대생답게 인간이 견뎌낼 수 있는 최대의 고통과 최고의 라스트스퍼트(last spurt) 방법을 연구하여 100야드 단거리 경주나 마라톤과 달리 1마일 경주에서는 스피드와 스태미너가 최대한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다. 심장이 터질지도 모를 정도의 각오로 4분의 1마일 트랙을 60초 안에, 그렇게 네 바퀴를 돌아 마침내 결승점에 들어온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마침내 그는 '1마일 4분'이라는 '마의 벽'을 뚫고 1마일을 3분 59초 4로 달렸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다음부터다.

그의 역사적 기록이 있은 지 한 달 만에 무려 10명의 선수가, 일 년 후엔 37명이, 2년 만에 300명이 4분 벽을 돌파하였던 것이다. 1954년 여름부터 인류가 갑자기 다른 심장을 가지기라도 한 것일까? 그것은 달리기 능력이 개선된 것이라기보다는 결코 넘을 수 없다고 여겨졌던 「마음의 장벽」을 로저 배니스터라는 한 젊은이가 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남자 100미터 역시 31년 만에 10초34의 심리적 마의 벽을 김국영 선수가 넘었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이 기록을 경신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로저 배니스터나 우리나라의 김국영 선수 모두 결코 기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우리가 그간 얼마나 많은 '관념적 한계' 속에 자신을 능력을 가둬놓고 있는지를 반증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넘어설 수 없는 한계라는 상식이 깨지자 너나 할 것 없이 그 벽을 넘어버린 것이다.

 

물론 김국영이 31년 만에 한국 육상의 숙원을 풀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일본에서는 고등학교 선수들도 10초1대를 뛴다고 한다. 아시아기록은 2007년 사무엘 프란시스(카타르)가 세운 9초99. 일본 기록은 1998년 이토 고지의 10초00이다. 나아가 현재 남자 100m 세계기록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2009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에서 세운 9초58이다.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너무 쉽게 구분해 버린다.

그리고 할 수 없는 일로 판단한 일에는 처음부터 도전하지 않으려 한다.

할 수 없는 이유는 100가지를 들이대면서도 할 수 있는 이유는 좀처럼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은 그것이 할 수 있는 일인가를 따지면 따질수록 포기해야 할 이유가 많아진다.

.....그러니 일단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