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읽다/다시 읽고 깊이 읽기

16. 다시 읽고 깊이 읽기-이안 디맥의 <사장이 되려면 마키아벨리를 만나라>

김부현(김중순) 2014. 9. 3. 17:33

"인간을 믿지 말고

인간 본성을 믿어라"

 

<사장이 되려면 마키아벨리를 만나라>

 

 

사장은 왜 이 책을 몰래 혼자서 볼까?’라는 부제가 더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느낌을 말하자면 혼자 몰래 읽을 만큼의 비밀은 없는 책 같다.

우선 책 제목이 따끈따끈하다.

첫인상은 내용보다는 제목으로 나처럼 우매한 독자들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에 심취해 있는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먹잇감이었다.

 

읽은 느낌은 밍숭밍숭 했지만 조직에서 인간행동의 본성과 사내권력의 특징들을 <군주론>적 시각으로 접근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어떤 책이 나오면 상당수의 사람들은 부정적 평판을 쏟아낸다. 내용이 반듯하면 내용이 별게 없다고 하고, 내용이 색다르면 현실성이 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책을 쓰는 입장에서 글쓰기의 핵심은 세부적인 내용이 아니라 키워드와 방향설정이다. 아무튼 <사장이 되려면 마키아벨리를 만나라>는 군주론적 시각에서 접근한 이 책은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저자 이안 디맥

호주 연방정부에서 20여 년 가까이 HR(인적자원)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조직 내 인간관계는 끊임없는 파워게임을 통해 재배치되는 것을 발견했고, 회사는 500년 전 마키아벨리 시절 군주가 통치하던 왕국이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에 마키아벨리 연구를 시작했다. 경영학 책을 샅샅이 뒤져봐도 어느 조직이든 결국은 '권력'만이 유일하게 지속성을 가진다. 힘이 없으면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없다. 실세든 약자든 권력의 본모습을 파악해야 생존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와 한비자

 

인간사에서 가장 힘이 센 놈은 권력이 큰 놈이다. 권력을 성선설이 아닌 성악설에 입각하여 인간 본성을 파헤친 대표적인 사람이 두 명 있다. 동양의 한비자와 서양의 마키아벨리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허무맹랑한 도덕책을 던지고 권력의 속성을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접근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책 제목을 보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헐렁한 군주론>이라는 제목으로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어 마키아벨리라는 이름은 친숙하다. 개인적으로 마키아벨리를 존경하고 <군주론>을 사랑한다. 권력을 얻는 법, 사내 정치에서 이기는 법, 아부를 잘 하는 법 등과 같은 책을 접하면서 느낀 공통점을 한 문장으로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권력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명령하기를 좋아하고,

고집이 강하고,

단순하고,

직선적이며, 무식하다.

따라서 권력자는 설득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나보다 힘이 센 권력자에게는 결국 힘없는 놈이 무릎을 꿇어야 한다.

권력자에게 타협은 없다.

명령과 복종뿐이다.

무릎을 꿇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무릎을 꿀릴 수 있다.

능력 있는 사람일수록 도덕책과 정의를 따진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조직은 도덕책이 아니라 권력의 크기로 움직인다.

 

 

 

 

 

 

 

책의 내용은 주인공이 '권력을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을까?, 성공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무엇이 다를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이 물음을 해결하기위해 다양한 성공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하는 도중 어떤 한 인물을 알게 된다. 그 사람은 '토니 카라칼라' 주인공의 롤 모델이 되는 사람이며 현대판 마키아벨리라 불리는 사람이다. 주인공은 롤 모델과의 만남과 인터뷰 등을 통해 점차 권력의 정의, 추구 등을 깨닫게 되고 앞서 자신이 가졌던 물음에 해답을 찾아간다.

 

이것은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의 롤 모델로 생각했던 체사레 보르자의 만남과 유사하게 전개된다. 체사레 보르자가 한 때 <군주론>의 롤 모델이 된 배경은 혼란했던 로마냐 지방을 무력으로 단숨에 질서로 바꾸는 수완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조직 내 인간관계가 경영학 이론대로 움직이지 않고 끊임없는 파워게임을 통해 재배치되는 것을 보면 경영관리 시스템의 한계를 절감할 수 있다.

 

 

모든 회사가 도덕과 정의를 외치지만

마키아벨리 시절 왕국과 다름없다.

당신은 권력을 행사할 것인가?

권력에 희생될 것인가?

선택지는 둘 뿐이다.

 

 

나는 경영자 편도, 근로자 편도 아니다.

대신 이 둘의 공통분모인 인간의 본성, 이기심, 욕망, 권력을 기반으로 조직생활의 생리를 원초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떤 회사는 강력한 사장이 철권을 휘두르는가 하면, 어떤 회사는 보이지 않는 실세가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한다. <군주론>에서 이상적인 군주상으로 등장했던 체사레 보르자도 결국은 권력게임의 희생양이 되었다. 결국 어느 조직이든 직위가 아닌 권력만이 유일하게 지속성을 가진다.

 

하지만 권력 앞에서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권력을 현명하게 사용하느냐, 아니면 권력에 희생되느냐. 만약 경영자라면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느냐 못하느냐의 선택이고, 보통 사람이라면 자존심과 굴종의 갈림길일 것이다. 그러나 꼭 기억할 것은 권력자라 할지라도 권력을 지나치게 남용하면 결국 권력의 희생양이 된다는 점이다.

 

조직 내 상사나 사장은 당신의 마음을 귀신 같이 알고 있다.

고로 이 책은 경영자뿐 아니라 조직에 몸담은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크든 작든, 수직적이든 수평적이든, 비영리단체든 사기업이든, 정부조직이든 상관없이 모든 조직은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이 원칙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기반으로 한 다. 이 책에서는 이것을 일컬어 권력의 7대 원칙으로 정리했다.

 

이 원칙은 당신이 권력을 추구한다면 게임의 법칙을, 권력자에게 영향을 행사하고자 한다면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모욕감을 주는 사람 밑에서 일한다면 이 원칙은 지혜의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처지가 실세든 약세든 권력의 본모습을 파악해야 생존할 수 있으며 조직 내에서 현명한 처신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저마다 가진 망상을 찾아 극복해야 하며, 권력의 7가지 원칙을 숙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력의 7가지 원칙]

 

[1원칙] 자기 이익을 좇는 자를 믿어라

[2원칙] 사람은 누구나 망상에 빠져 있다, 그 망상을 파악하라!

[3원칙] 권력은 투쟁을 통해서만 얻는다

[4원칙] 동지를 친구로 착각하지 마라

[5원칙] 자연스러움이 곧 권력이다

[6원칙] 행운은 현명한 사람의 편이다

[7원칙] 권력은 복종을 원한다

 

사자의 위엄과 독수리의 경계심은 핵심 기술이다. 아주 사소한 몸짓 하나로도 적과 자기편 모두를 복종하게 만드는 사자의 위엄을 갖춰야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독수리처럼 매서운 경계심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청년은 카라칼라에게서 상대의 약점과 욕구를 찾아내라’ ‘복종과 주장을 적절히 맞춰 사용하라’ ‘호흡과 안색을 관찰하며 감정적 반응을 유발하라등의 교훈을 얻는다.

 

 

거의 모든 것이 쉴 틈 없이 변하고 달라지는 이 시대, 변하지 않는 단 하나가 있다면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의 본성은 마키아벨리 이후 500년이 흘렀어도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 수천 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권력을 향한 인간 본성을 꿰뚫었던 마키아벨리의 통찰력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HR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만약 당신이 때때로 모욕감을 주는 사람 밑에서 일해야 한다면 마키아벨리의 지혜가 방패가 돼줄 것이라며 권력을 현명하게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사적 사례들은 무수히 많다.

대표적인 것이 쿠데타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의 불문율이다.

 

-책 속으로

 

 

<군주론>50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군주론>을 어렵게 생각하고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마키아벨리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중략). 이 책은 조직에 몸담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만약 당신이 때때로 모욕감을 주는 사람 밑에서 일해야 한다면 마키아벨리의 지혜가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한국어판 저자 서문, ‘왜 마키아벨리를 만나야 하는가?’ 중에서, 

 

지금 자네는 마키아벨리가 이해했던 것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이해하고 있는 셈이지.

500년간, 인간에게 변한 건 별로 없다네.

(31)

 

 

사람들은 항상 상대방이 자신에게 거짓말한다고 의심하지만, 한편으론 상대방에 대해 안심하길 원해요. 자신을 속이길 바라는 사람은 없어요. 불쾌한 진실보다 거짓말이 입맛에 더 맞거든요. (73)

 

 

 

 

 

 

 

 

 

 

 

 

 

회사 내에서 사람들이 자주 범하는 위험한 망상을 알려주지. 바로 상사가 솔직하게 자신을 평가해 달라고 할 때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솔직하게 말하는 거야. (중략)

상사가 솔직하게 평가를 해달라는 것은 사실 칭찬을 해달라는 뜻이네. 상사가 자네를 시험하는 거지. 자네는 별 생각 없이 얘기한 것일지라도 상사가 이미 알고 있는 약점을 건드리거나, 마음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불안감까지 자극할 수도 있으니까.(111~112)

 

   

동지를 친구로 착각하지 마라.

<군주론>에서의 체사레 보르자와 레미로 데 오르코의 우정을 알고 있겠군.

체사레 보르자는 마키아벨리가 모범으로 여긴 군주였네.

오로지 권력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으며, 배려나 자비심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지.

그가 1512년에 로마냐를 정복했을 때, 그 곳은 무정부 상태였어.

질서를 잡기 위해 그는 레미로 데 오르코를 통치자로 내세웠네.

레미로 데 오르코 역시 체사레 보르자 못지않게 잔인했지.

성격은 무척 성급한 편이었고,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 그를 칭찬하고 있네.

데 오르코가 로마냐에 평화를 신속히 정착시켰기 때문이지.

마키아벨리는 자세한 내막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데 오르코가 로마냐 사람들을 복종시키기 위해 각종 만행을 저질렀다고 했어. 그 덕에 치안 안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지.

하지만 그 때문에 곧 보르자는 난처한 입장이 되었네. 데 오르코의 양민학살을 그냥 덮어두고 넘어가다간 자신도 다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지. 그래서 보르자는 로마냐에 시민재판소를 열었네. 데 오르코의 행동이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결국 그는 데 오르코를 죽이자는 시민의 의견을 따랐고, 데 오르코의 몸을 두 동강내 체세나 광장에 내걸었네. (125)

 

 

 

 

사람들은 이상하지. 다른 곳에서는 분노를 잘 참지 못하면서 회사에서는 잘도 참거든.

왜 그럴까? 해고당하는 것이 두려워서지. (127)

 

 

 

 

 

권력을 갖고 싶다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본성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기대와 어리석음, 그리고 망상에 맞추어 행동할 줄 알아야 되네.

(중략)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자네는 무능한 임원들이 어떻게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는지 궁금하다고 했네. 내가 답을 해줄까? 그들은 무능하지 않네.

그들은 자신의 상사의 약점을 존중했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은 것일 뿐이네.

자네의 약점을 말해줄까? 자네 자신이 무능한 임원보다 우수하다고 믿는 걸세.

그래서 그들에게 복종하려 하지 않지. 그게 바로 자네의 약점이네.

(130~131)

 

이보게, 사람을 믿지 말고 인간의 본성을 믿게.

그러면 의외로 상대방의 행동은 짐작하기가 쉽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대략 두 가지 일세 

내 뒤를 봐주면 나도 당신의 뒤를 봐주겠다.’

당신이 나를 배신하지 않길 바란다.’

(136)

 

모든 동맹관계는 일시적이다.

영원한 관계는 없다네.

언젠가 뒤돌아설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와도 동맹을 맺지 말게.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마찬가지라네.

동지는 오로지 이용하는 것일세.

이용한다는 것 자체로 동지가 생기기도 하지만 이용가치가 없다면 버릴 수도 있지.

하지만 동맹관계를 끊는 것도 타이밍이 필요하네.

자신의 생존이 위협받아서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나, 아니면 자신이 가질 이득이 커서 적을 만들어도 감내할 정도라면 반드시 실행해야 하네.

그리고 관계를 끊을 때 주의할 점은 상대가 보복할 기회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거네. 깨끗하게 뒤처리를 해야 하지.

(140)

 

잊지 말게. 나보다 우월한 자들 앞에서는 확실하게 고개를 숙이게.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그들을 없애려는 속내를 간파 당하게 될 테니 말이지.

그렇게 되면 자네는 그들에게 제거될 걸세.

(168)

 

 

나는 <군주론>에서 얻은 지식을 경영의 세계에 적용하여 25년간의 나의 경험으로 검증한 후에 그 비법을 정리했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직접 듣고 보고 겪은 경험에 비추어본 후에 마키아벨리가 옳았다는 결론을 얻었지.

(170)

 

권력의 7대 원칙은 권력을 추구하는 자에게만 해당하는 것 아니네.

권력 앞에서 살아남고 싶은 자들에게도 해당되지.

즉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야.

(173)

 

권력을 획득하려면 사자의 위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독수리의 경계심도 필요하지요. (200) 

 

독수리는 단순히 관찰만 하지 않는다네. 경계심을 놓치지 않으려면 세 단계를 밟아야 하네.

1단계는 적과 자기의 편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네.

2단계는 주변 환경을 생각해 봐야지. 주변 환경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말일세.

3단계는 그들의 행동을 해석해야하네.

(202)

 

 

자네, 앞으로 누군가를 만나면 그들을 적극적으로 대화에 끌어들이게.

그들을 안심시키고 그들의 호흡과 얼굴색을 관찰하게. 이것이 기준이 될 걸세.

처음엔 편안하게 간단한 질문부터 하겠지 그리고 곤란한 질문을 해보게.

실없는 얘기, 웃기는 얘기도 던져보게. 그리고 호흡과 얼굴색의 변화를 자세히 관찰하게.

(204)

 

사람을 믿지 말고 인간 본성을 믿으라는 저자의 외침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진짜 마키아벨리를 만나고 군주론을 접하려면 일종의 도덕적 나침반이 필요하다.

나침반이 없이 마키아벨리를 만나면 칠흑 같은 미로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즘은 결국 사익이 아닌 공익에서 사용되어야 한다.

마키아벨리즘의 바탕에는 독존이 아니라 공존의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