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허수경
ㅡ→ 따라가다가 막다른 곳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나오는 퉁 불거진 사내를 만나거나
하얀 모시를 처맨 다 시어 빠진 여편네를 만났다
삶에게 묻는다 그런 것이냐
보양의 탕 속에서 녹작지근해지거나 혹은
천기누설의 값을 치르고 몇 가지 길흉을 얻어내는 게 너냐?
어쩌자고 고여 있는 것들은 뚱둥해지거나 비썩 마르게 되는가?
마음에게 묻는다 그런 것이냐
그 골목길 쓰레기통 옆에서 쥐껍데기 사라진 몸은 이빨 자국만 남긴다
버려진 욕망 같은 저 수박 껍데기
ㅡ→ 따라가다가 막다른 곳에서
두 다리를 오므리고 소리죽여 오줌누는 계집애를 만난다
오줌 줄기가 내어놓은 ㅡ→ 의 아련함, 무심함으로 슈퍼 라디오는 노래한다
라디오는 흐른다
그런 것이냐,
견딜 수 없는 저열과 함께 ㅡ→ 쭉 따라 가는 게 너냐
그런 것이냐
'부동산을 읽다 >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경제학교과서로는 설명이 안되는 '아마존 학습효과' (0) | 2019.03.14 |
---|---|
21.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김승희의 시 <식탁이 밥을 차린다> (0) | 2019.03.11 |
19.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 : '골목의 권리'에서 부산의 재개발을 생각한다 (0) | 2019.03.08 |
18.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 :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게 보는 능력-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 (0) | 2019.03.07 |
17.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화난 원숭이·첫 번째 원숭이·100번째 원숭이 (0) | 2019.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