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경영/꿈과 비전

첫 마음을 끝 마음으로

김부현(김중순) 2009. 6. 24. 13:27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정채봉님의 <첫 마음>에서 인용한 글이다. 

-<남이섬, 세쿼이아길>

 

그렇다.

첫 마음이 끝 마음으로 이어질수만 있다면 우리는 약속의 크기보다 더 큰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첫 마음은 결심을 말한다.

결심이란 마음을 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음으론 정했지만 늘 행동이 그에 미치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

매일 매일 그 결심을 확인하고 다짐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만이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는 <첫 마음>이 무너진 곳이 많다.

검찰수사 도중 서거한 전직 대통령의 49재 분향소를 군복입은 민간인들이 발로 짓밟고 부수는 난동이 일어났다.

왜 민간인들이 군복을 입고 대낮에 방송국 앞에서, 시민들이 다니는 시내한복판에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마음대로 활보하게끔 내버려 두는 것인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정부는 촛불은 누구 돈으로 사느냐고 궁금해하면서도, 이들이 무슨 돈으로 그 군복을 사입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경찰은 대낮에는 없는 촛불이라도 끄러 간 것인지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있어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촛불이 두 개만 모이면 광적인 히스테리를 발산하면서도, 군복입은 자들이 대낮에 곳곳에서 폭력을 행사하는데도 경찰들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

군인이 아닌 사람들은 군복을 입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유야 어떻던 다른 건 몰라도 전직 대통령이 검찰수사 도중 서거했다면 응당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입장을 바꾸어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답은 분명해진다.

지금 분향소를 발로 차고 부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전.현직의 다른 대통령이 그런 일을 당해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인지를 말이다.

길거리에 고양이가 죽어도 발로 걷어차지 않는다.

하물며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를 발로 찬다는 것은 그야말로 국가와 국민에 모독이다.

해외토픽 기네스북에 오를만하다.

 

촛불 드는 것이 죄가 되고, 전직 대통령 분향소를 발로 차고 부수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인가?

그리고 임명권자도 아닌 청와대 대변인이 방송국 사장을 그만두라는 식으로 논평을 하고, 또 일부 의원들도 덩달아 가세하고 있다.

참 기가 찰 노릇이다.

감투 씌워줬더니 맘데로다.

게다가 국민들 다수가 반대하는 일을 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밀어붙이려고 하는 그들이 말하는 국민은 몇 퍼센트나 되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그들이 말하는 국민은 우리 국민의 30%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른바 30%가 70%를 깔아뭉개려 하는 희한한 일이 국회나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30%가 국회의석수를 70%이상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굵직굵직한 국가의 큰일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약 70%의 국민들이 소외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많은 국민들이 하지 말라는데도 그들은 간섭하지 말라는 태세다. 입다물고 조용히 하라는 표정이다.

 

물론 국회의원은 직접선거에 의해 임기동안 국민들을 대신하여 일을 하라는 권한위임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그들에게 위임한 것은 국회의원 마음대로 결정하라는 결정권이 아니라, 국민이 결정한 사항을 대신해서 처리하는 이른바 머슴일을 위임한 것이다.

국민을 위한 심부름을 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국민들로 하여금 오히려 국회의원의 시중을 들게 하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불가사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오직 보수와 진보, 라이트와 래프트, 여당과 야당, ~을 하자와 ~을 막자와 같은 니편, 내편이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적 논리만이 팽배해져 있다.

 

국민들의 생각은 늘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론도 늘 변하는 생물체다.

국회는 투표할 당시의 국민들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여론조사라는 것이 있다.

여론조사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어찌된 일인지 4대강 정비, 방송법 관련해서도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론조사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렇게 많은 많은 지식인들이 시국선언을 해도 시국선언에 참여한 사람은 소수이고, 참여하지 않은 수가 훨씬 많다는 괴상한 논리를 앞세운다.

이런 논리라면 국민의 다수가 하지 말라는 일을 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지가 궁금해진다.

아무튼 혼돈의 시대다.

먹고 살기 힘든 판에 정치까지 신경쓰려하니 국민들의 어깨가 더욱 처진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의견이 다른 쪽에서도 정권퇴진 운운한다던가, 국회등원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잘못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바로잡아 주는 것이 국민들의 사명이요 몫이기 때문이다.

귀챦다고 모른체하고 등돌리는 것은 국민들의 자세가 아니다.

 

작금의 이런 일들은 모두 각자가 <첫 마음>을 망각해버린 결과다.

선거를 통해 당선되고, 임명장을 받은 그 순간의 첫 마음을 잊어버린 탓이다.

부디, 파국을 향해 치닫는 국회도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하루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랄 뿐이다.

격돌이 예상되는 것은 늦추고 시급한 민생법안이라도 우선 처리해야 한다.

 

지금 우리 모두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첫 마음>이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졌다.

불쾌지수가 아주 높아진 요즘,

부디 첫 마음으로,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하는 자세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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