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경영/꿈과 비전

가장 개인적인 꿈이 가장 창조적인 꿈이다

김부현(김중순) 2010. 1. 7. 12:05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치지는 않았다.

절망에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하지는 않았다.

옷에 커피를 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상을 입지는 않았다.

조각가가 오른손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왼손으로 조각을 완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

 

통계청에 따르면, 1960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0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단일민족이라는 공동체적 집단주의를 무기로 삼아 새마을운동과 산업화를 거쳐 2009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19000달러로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으로는 빠른 성장을 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간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어왔던 집단성과 단일민족이라는 강점은 세계화라는 대세 앞에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위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른바 '단일민족의 신화'는 곧 폐쇄적으로 치부되고, 우리가 세계화로 나아가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고  있다. 지금의 '세계화'는 바로 집단성과 단일성보다는 창조성과 개인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수는 2009년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인구 2%에 해당하는 숫자로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나라,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토연구원의 "그랜드비전 2050"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2020년 254만 명, 2050년에는 400만 명을 넘어 전체인구의 9.8%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바야흐로 국경 없는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과거의 달콤한 기적을 즐기고만 있을 수가 없다. 집단성과 단일민족으로 대별되는 우리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결과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그 어떤 목표에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지만, 결과가 불확실한 목표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갈수록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집단성에서 창조성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집단성은 '내'가 아닌 '우리'가 중요시 되지만 창조성은 '우리'보다는 '내'가 중요시 된다. 따라서 집단성은 개인의 힘보다는 조직의 힘이 강하다는 것이다. 집단성이 강한 조직은 리더를 찾을 수밖에 없고 결국 그 리더를 따를 수밖에 없다. 리더의 힘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창의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라는 설문조사를 보면, 그들의 대답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빨리빨리 대한민국", "우리 대한민국", 그리고 "하드워킹 대한민국"이다. 빨리빨리, 나보다는 우리, 그리고 근면함은 지금까지는 우리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를 맞아 이러한 문화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정도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대는 집단성보다는 개인의 창조적 다양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단성은 창의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단성은 국경 없는 대한민국이 세계화로 나아가는 데 커다란 짐이 될 수도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조적인 것이다. 그러나 가장 한국적인 것이 모두 세계적인 것이 될 수는 없다. 창조성은 곧 집단보다는 개인의 창의력을 말한다. 창의력의 원천은 각자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삶의 가치관은 곧 그 사람의 꿈이다. 꿈은 그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이자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의성은 최고보다는 최초를, Best-one 보다는 only-one을 추구하려는 발상이다. 소위 "우리가 남이가?"라는 '정'문화는 다문화 사회와 세계화로 나아가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경의를 표할 정도로 우리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으로 따지자면 역시 세계 최고다.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으로만 따지자면 역시 OECD 국가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결과물이나 효율성을 따져보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투입시간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노력한 것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럼 공부하는 시간과 근무시간이 이렇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왜 세계 최고의 인재는 나오지 않는 걸까? 창의적인 인재가 없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경쟁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경쟁력을 키워주는 교육, 가르치는 사람 중심이 아니라 학생 중심으로 교육의 가치가 변화될 때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창의성의 가장 중요한 기초는 교육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삶의 철학이나 가치관 나아가 꿈을 정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무작정 오랫동안 공부하는 것보다는 "왜 공부를 하는지?", 단순히 긴 시간 일하기보다는 "왜 일을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대답이 먼저다. 그 대답은 바로 자신의 꿈을 정립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방향성과 목표가 없는 열정은 흉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은 없이 그저 '열심히 한다'는 것은 목적지가 없이 항구를 떠나는 배와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 기업 중 기업이념이나 비전, 목표가 없는 회사는 단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 곳에 몸담고 있는 구성원 자신들의 꿈이나 비전, 목표는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 역시 집단주의 조직문화 탓으로 돌려버릴 수만은 없다. 이것은 지금까지는 괜찮았지만 앞으로는 괜찮치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의 꿈이 없이 회사의 꿈만 쫓다 어느 날 해고라도 당하면, "청춘과 나의 모든 것을 바쳐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어떻게 회사가 나에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흥분한다. 하지만 이것은 유통기간이 지난 발상일 뿐이다. 회사 역시 환경에 적응할 수밖에 없고, 어느 회사든 평생고용을 보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할 수도 없다. 회사는 당신에게 월급은 주지만 꿈을 주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