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호칭이 소속감 높여…웅진 코디 사례에서 배워볼 만...
착한 기업이 독한 기업을 이긴다.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해선 명심할 게 있다. 옛말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란 말이 여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내부고객인 구성원에게 착한 '직장'이 되어야 외부고객인 소비자, 잠재고객에게 착한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내부고객인 종업원을 기쁘게 하는 데는 여러 가지가 있다. 보너스, 성과급 스톡옵션? 하지만 경제적 보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미국의 경영심리학자 허즈버그는 금전적 보상은 불만족을 줄여주지만, 정신적 만족을 증가시킬 수는 없다고도 주장한 바 있다. 이럴 때 눈이 번쩍 뜨이는 저비용 고만족 종업원 만족정책은 무엇일까? 바로 호칭이다. 호칭만 바꿔도 종업원의 자긍심을 고양시킬 수 있다. 직원들에 대한 호칭이야말로 CEO의 직원에 대한 관심이자 창조경영의 단초다.
호칭만 바꿔도 직원들의 사기가 오르고 성과가 향상될 수 있다. 호칭에는 개개의 구성원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리더의 철학이 은연 중, 아니 노골적으로 담겨 있다.
웅진코웨이는 각 소비자 가정을 방문해 자사 렌탈 정수기를 관리해주는 여성 관리자를 웅진 코디라고 부른다.
얼핏 코디네이터를 떠올리게 하는 이 단어는 코웨이 레이디의 준말이다. 대부분의 고객이 주부란 점에 착안해 붙인 이름이다. 만일 "정수기 방문 관리자"란 액면 그대로의 이름이 붙었다면 어땠을까? 직원은 물론 소비자 역시 다정하고 살가운 느낌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트럭회사인 PE사는 직원들의 컨테이너 식별 실수로 연 25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었다. 컨설팅을 해보니 직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최선책이란 결과가 나왔다. 이 회사는 이후 그동안 써온 일꾼, 트럭 운전사 대신 스스로 장인이라 부르게 했다. 그 결과 손실이 50% 이상 감소되었다.
리츠 칼튼호텔은 직원들에게 스스로 "신사 숙녀에게 봉사하는 신사 숙녀"란 것을 모토로 가슴에 새기게 했다. 그럼으로써 고객의 시중을 드는 하녀, 시종에서 스스로 신사 숙녀를 상대하는 신사 숙녀로 자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었다. 이는 리츠 칼튼의 창립자인 호스트 슐츠가 "신사 숙녀에게 봉사하는 우리는 고객처럼 신사 숙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업계에 있는 멋진 사람들은 이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란 사실을 내외부에 공지하기 위해 만든 모토다. 시종의 시중을 받기보다는 신사 숙녀의 시중을 받는 것이 고객으로서도 한층 격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디즈니랜드는 모든 직원을 캐스트(cast)라고 부른다. 캐스트는 영화가 끝난 후 자막으로 보여주는 '배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들의 비중이 얼마나 높은가를 짐작하게 한다.
월마트는 비즈니스의 협조자란 점에서 모든 직원을 어소시에이트라고 부른다. 모두 "당신은 우리 조직에 없어선 안 될 사람"이란 존중과 배려가 절절이 담겨 있다.
스티브 잡스가 한창 매킨토시 컴퓨터 개발에 열중할 때 자신은 해적왕, 직원들에겐 '해적'이란 호칭을 붙이며 일에 몰입하도록 열정을 불어넣었었다. 해적 깃발까지 연구 건물 꼭대기에 매달고,"우리는 해적이다"란 글귀가 쓰여진 단체 티셔츠까지 같이 입으며 말이다.
전 세계 자동차 배기가스 계측기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호리바제작소는 직원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일하는 스스로를 가리켜 '호리비언(Horibian)'이라고 부른다.
구글 직원들이 자신들의 직장을 구글캠퍼스, 열정적으로 일하는 자신들을 구글러라고 부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많은 리더들이 직원들에게 "우리가 남이가"란 말을 하고 싶어 애를 끓인다. 하지만 직원들은 속으론 "당연히 남이죠"하며 선을 긋기 쉽다. 이런 '동상이몽'의 조직 이질감 때문에 고민하는 리더라면 조직 내 호칭부터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김성희 리더십 칼럼니스트·경영학 박사)
-<이코노믹 리뷰>, 201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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