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읽다/다시 읽고 깊이 읽기

12. 다시 읽고 깊이 읽기-정진홍의 <완벽에의 충동>

김부현(김중순) 2014. 6. 12. 23:30

일상이 삐걱대고

구덩이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책,

<완벽에의 충동> 

 

 

 "독서는 먼저 텍스트를 읽고

저자의 의도를 읽고

마지막으로 그 책을 읽고 있는 자기 자신을 읽어야 한다"

신영복 교수의 독서3

 

사람은 누구나 완벽을 추구한다. 당연한 일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완벽 그 자체보다 완벽을 향한 열정과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 비루하지만 여전히 진실이다.

완벽을 지나치게 앞세우다보면 과정은 무시되고 지름길을 찾게 되고 편법을 일삼게 된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완벽그 자체는 빈틈없는 밀봉이며 마침표입니다. 하지만 완벽에의 충동은 완성이란 이름 아래 화석화된 종지형이 아니라 쉼 없이 도전하고 모험하는 진행형이며, 빈틈없는 밀봉이 아니라 그 틈을 뚫고 나오는 활화산 같은 역동의 에너지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움직이고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완벽그 자체가 아니라 삶을 고투하는 본능으로서의 완벽에의 충동인 것입니다.......

-머리말 중에서,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그냥 천재가 아니라 위대한 천재로 불립니다.

그는 평생 동안 14,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다양한 연구노트가 있는데 그 중 절반 가량인 7,000여 페이지의 노트가 남아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후의 심판>, <모나리자> 등 대부분의 작품들은 미완성이었습니다. 천재라 불리는 그가 작품을 미완성으로 남겨둔 것은 능력 부족이 아니라 완벽에의 충동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쇠붙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평생 면도날이 되고자 애썼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언제가 산을 오르다가 세찬 바람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세차게 바람이 불자 나무들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죽은 나무였습니다. 죽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저 부러질 뿐입니다. 살아 있는 나무는 바람에 흔들립니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결코 바람 앞에 맥없이 무릎 꿇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더 오래 생존하고 더 오래 존재하기 위한 생명력 넘치는 나무의 고투요 몸부림입니다.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 않고 살아남는 것, 이것 역시 온전한 생존을 위해 고투하는 본능이며 그 나름대로 완벽의 충동에 충실한 것입니다.

 

 

 

이처럼 완벽에의 충동은 살아 움직이는 만큼 내 삶도 유효합니다. ‘완벽에의 충동이 사라지는 순간 내 삶은 쉰내가 나는 것입니다.

 

썩는 것이죠. 그것도 긍적적인 의미에서 푹 삭듯 발효하는 것이 아니라 냄새나게 썩어가는 것입니다. 결국 삶의 방부제로서의 완벽에의 충동이 살아서 역동칠 때까지가 곧 내 삶의 유효기간인 셈입니다.

 

 

아울러 완벽에의 충동은 우리 내면의 숨은 위대함을 깨우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삶의 고투하는 본능으로서의 완벽에의 충동은 우리 안의 숨은 위대함의 금광을 발견하고 이를 캐내어 진정한 삶의 희열과 기쁨을 만끽하게 만듭니다. 물론 그 희열과 기쁨은 몰입의 소산입니다. ‘완벽에의 충동이 이끄는 삶은 철저하게 몰입하는 삶이며 그 몰입의 즐거움으로 충만해 있기 때문이죠.

 

또한 완벽에의 충동은 쉼 없는 자기 개선의 동력입니다.

완벽에의 충동은 남과의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와의 경쟁, 자신과의 싸움을 독려합니다. 가장 강한 상대는 바로 자기 자신이며 가장 강한 적도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강한 적은 바로 내 안에 있습니다. 안주하려는 나, 고정관념에 스스로를 포박시키는 나, 이 모두가 나의 진짜 적입니다. 그 진짜 적과 싸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벽에의 충동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완벽에의 충동은 오늘 편한 것에 안주하지 않고 당장은 힘겹더라도 내일 아니 그 이상의 미래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상식과 통념을 깨고 도저히 남들은 상상할 수 없는 지점에 생각의 베이스 쳐서 그 자체로 승부 나게 만드는 상상력의 밑힘 역시 완벽에의 충동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결국 완벽에의 충동이야말로 인간 내면의 가장 극진한 욕망이며 고투하는 본능입니다. 인간의 모든 진보와 진화 그리고 개선은 바로 이 완벽에의 충동이 이끈 결과입니다. 우리는 그 끊임없는 완벽에의 충동속에서 나아지기 위해 존재하고 날마다 차이 나게 변화하며 성장하는 것입니다. 

-머리말 중에서

 

 

 

목 차

 

1. 시도하지 않은 것도 실패다

-로저 배니스터,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스티브 포셋, 찰스 린드버그, 강수진, 최배달, 민병갈,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배상면, 정진숙, 조지패튼

 

2. 고난은 신의 선물이다

-랜스 암스트롱, 앨리슨 래퍼, 리 아이아코카, 칭기스칸, 호레이쇼 넬슨, 무하마드 알리, 아베베 비킬라, 앨 고어, 리처드 닉슨, 조지 포먼, 오프라 윈프리, 베이브 루스, 하루우라라, 에이브러햄 링컨, 마틴루터 킹, 어네스트 새클턴

 

3. 세상을 사랑으로 숨 쉬게 하라

-마더 테레사, 펄벅, 오드리 헵번, 안젤리나 졸리, 리자청, 폴 마이어, 유일한, 다이애나, 에바 페론, 마거릿 대처, 로널드 레이건, 존 템플턴, 안중근, 헬런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한용철

 

4. 삶의 향기를 뿜어내라

-더글러스 맥아더, 조식, 잭 니클라우스, F.케네디, 이주일, 배삼룡, 자니 카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리처드 부스, 신용호, 리처드 브랜슨, 스티븐 샘플, 앙드레 가뇽

 

5. 리더는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약용, 마리아 슈라이버, 하인스 워드, 루돌프 줄리아니, 저우언라이, 김석봉, 김행균, 조만식, 전선애, 마스이 사쿠라

 

6. 나만의 리더십을 디자인하라 

-앤드류 카네기, 유방, 도널드 트럼프,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마쓰시타 고노스케, 오다 노부나가, 알렉산드르A. 류비셰프, 윈스턴 처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제임스 스톡데일, 조엘 오스틴, 박태준, 해럴드 무어, 성철, 토머스 제퍼슨, 지미 카터, 잭 웰치, 우체부 프레드

 

 

시도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해서 실패다.

-테니스 선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항상 도전의 출발점에 서라-로저 베니스터

 

 

 

1마일은 1,760야드로 약 1,609미터에 해당한다.

반세기 전만 해도 1마일을 4분 안에 달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당시의 통념으론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려 고집하면 결국 인간의 폐와 심장이 파열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결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장벽이었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이 ‘1마일은 4분 벽을 깬 주인공은 로저 배니스터였다. 그는 영국의 아마추어 육상선수였다. 사실 그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 육상 1,500미터의 유력한 우승후보였지만, 경기에서 기대에 못 미친 4등의 성적을 거두게 된다. 그는 올림픽에서의 패배를 만회해야 했고,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1마일을 4분 안에 도는 것이었다.

 

마침내 195456일 로저 배니스터는 1마일 경주의 출발선에 서서 1/4 마일 트랙을 죽기를 각오하고 네 바퀴를 돌아 결승점에 들어온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잠시 동안 그의 눈에는 모든 사물들이 흑백으로 비추어졌고, 산소부족으로 온몸의 기관들이 작동을 멈추는 듯 했지만 그 순간 그는 스스로 어떤 장벽을 깼다는 생각을 했다. 드디어 1마일을 3594로 주파한 것이다. 인간 능력으로는 도저히 주파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마의 벽을 드디어 돌파한 것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다음부터였다. 로저 배니스터가 4분벽을 깨고 난 후 잇달아 다른 선수들도 차례차례 4분벽을 돌파하기 시작했고, 2년 만에 그 숫자가 300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인가? 1954년부터 인간이 갑자기 빨라지기라도 한 것인가? 아니다. 달리기 능력이 개선된 것이 아니라 결코 넘을 수 없다던 마음의 장벽을 한 젊은이가 깼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의 한계는 육체가 아니라 마음에 있었던 것이다. 로저 배니스터가 돌파한 것은 4분이라는 시간의 벽이 아니라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심리적 장벽 그 자체였던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그의 1마일 기록 자체를 애써 기억하지 않는다. 단지 기억하는 것은 로저 배니스터라는 한 젊은이가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죽을 힘을 다해 도전했고 마침내 끝장을 보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그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다. 리더는 항상 도전의 출발점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도전해야 한다. 그것이 리더의 운명이다.

-16~19쪽 각색

 

가장 많은 영토를 정복한 지배자-칭기즈칸

 

 

 

세계의 정복자를 꼽으라면 칭기즈칸과 알렉산더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정복한 땅의 넓이를 보자면 칭기즈칸과 알렉산더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알렉산더, 나폴레옹, 히틀러를 합친 땅보다 더 많은 땅을 정복한 인물이 바로 칭기즈칸이기 때문이다. 해가 뜨는 동시에 해가 질 정도로 광대한 영토를 점령한 칭기즈칸, 승승장구를 계속하던 그는 1204, 20여 년간의 전쟁을 끝내고 마침내 전 몽골을 통일하게 된다. 몽골지역을 완벽히 통일한 칭기즈칸은 1211년 중국을 정복하기 위해 나선다. 사막과 초원을 건너 만리장성을 정복하고, 황하 이북을 점령, 1215년에는 금나라 수도인 북경까지 함락시키고, 이어 중앙아시아, 페르시아, 카프카스, 러시아, 크림반도, 볼가강 유역의 동유럽까지 정복, 몽골통일 20년 만에 유라시아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이런 칭기즈칸의 업적에는 그의 능력이 뛰어남에도 있지만, 뛰어난 군대 때문에 가능했다. 그의 군대는 페르시아를 정복할 때는 약 24만 명, 중국과 러시아 유럽을 정복할 때는 각각 15만 명을 넘지 않았다. 상대국에 비하면 엄청난 열세였지만, 칭기즈칸의 군대는 적들을 모두 물리쳤고, 유럽인들에게 지옥이란 뜻의 타르타투스로 불리며 그 악명을 자랑했다.

 

이런 몽골군의 능력은 기동력과 조직력에서 나왔다. 보조부대를 제외한 모든 인원은 기병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10, 100, 1,000, 10,000명으로 구성된 10진법 편제아래 따랐으며, 부대장의 절대적인 권위 아래서 엄격한 군기를 지켰다. 기본적인 능력도 다른 군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기마민족인 그의 군대는 3~4세부터 말을 탔고, 활을 비롯한 다른 무기를 훈련했으며, 유목민족의 삶은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다.

 

언젠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000년 동안 가장 위대한 인물로 칭기즈칸을 선정했다. 그는 21년 동안 1년에 평균 25차례 전쟁을 치뤘고, 2개 이상의 국가를 완전히 굴복시켜 대제국을 완성, 100년 이상 지속하였다. 워싱턴포스트가 유럽에서 그다지 좋은 평을 듣지 못하는 칭기즈칸을 밀레니엄 맨으로 선정한 이유는 세 가지다.(70쪽)

   

 

첫째, 방대한 글로벌 제국 건설

둘째, 지구상에 가장 거대한 네트워크 건설

셋째, 광대한 자유무역세계를 건설

 

칭기즈칸의 리더로서의 세 가지 역량

 

첫째, 지휘력이다. 대규모 부대를 먼 곳까지 신속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지휘력이 탁월했다. 그는 속도전과 기동전의 개시자이자 창시자였다.

둘째, 판단력이다. 숱한 전장에서 보여준 그의 신속한 판단력은 전쟁을 모두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그는 부하의 보고에 의존하기보다는 직접 전장을 둘러보고 현장에 근거한 판단을 내렸다.

셋째, 결단력이다. 어떤 경우에도 일에 방해가 되는 어정쩡한 태도나 과도한 걱정을 하지 않는 과감한 결단력이 리더로서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71)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고,

병사로만 10,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2백만 명도 되지 않았다.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적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을 모두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순간,

나는 징기스칸이 되었다.

 

-김종래, <칭기즈칸 리더십 혁명>의 저자

(이 글은 칭기즈칸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 칭기즈칸이 한 말이 아니다.

칭기즈칸에 대해 연구하고 관련 저서를 여러 권 출간한 김종래 저자가 직접 쓴 글이다)

 

 

책 든 손이 이긴다.

리더(reader)가 리더(leader).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책읽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결국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

-리더십 연구의 대가, 존 맥스웰, ‘종착역 질환으로 표현

   

 

책의 왕국, 헤이온와이(Hay-on-Wye)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 마을, 영국의 헤이온와이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접경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40여 개의 서점으로 마을을 이루고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마을인 이곳에는 특별한 서점들이 많다. 19세기 소설과 SF문학, 건축과 영화, 여행 등 한 분야의 책만 취급하는 전문 서점도 상당수다. 그래서 이곳은 세계 곳곳의 중요한 책과 자료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거리에 책을 진열해두기도 하고 오래된 집을 개조하여 책을 쌓아두기도 해서 진풍경을 이루고 있다 

 

 

이 헌책방 마을의 역사는 1962년에 시작됐다.

유난히 책을 좋아하던 한 소년, 리처드 부스(Richard Booth)가 명문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시골촌구석으로 돌아와 낡은 성이었던 헤이성을 사들여 세계의 헌책을 사 모으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헌책방 마을을 이루게 되었다. 경제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괴짜 짓을 한 것이다. 그러나 한 고집불통 청년이 10년간 공들여 만든 세계 최초이자 가장 오래된 헌책방마을은 이제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그리고 리처드 부스는 197741일 만우절, 헤이온와이를 독립왕국으로 선언하고 스스로는 왕의 칭호를, 그의 말에게는 헤이의 총리 자리를 내렸다고 하니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버려진 집과 창고, 소방서, 극장이 하나둘 헌책방으로 변하고 폐광촌이 세계 최대 규모의 고서적 마을이 되었다고 하니 한 사람의 꿈이 현실이 되는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제 70세가 넘은 리처드 부스는 이제 아프리카에서 다시 이런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우리나라 파주출판단지 역시 헤이온와이를 모델로 하여 시작되었다.

 

 

 

 

 

 

 

 

서적왕, 리처드 부스

-사진출처 : homersykes.photoshelter.com

 

 

헤이온와이의 책방들은 한 분야만 파고드는 전문서점과 다양한 형태의 종합서점뿐만 아니라 상자에 수십 여 권의 책을 담아 거리에 나와 사고파는 벼룩시장, 손님이 알아서 책값을 치르고 집어가면 되는 무인책방까지 그 형태와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야외 도서관이나 책 박물관을 거니는 듯한 느낌에 아이의 손을 잡고 이곳을 찾는 부모님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나아가 세계적 문화축제가 된 헤이 축제(Hay Festival)도 유명하다. 매년 5월 마지막 주에서 6월 첫째 주 사이에 열리며 저명한 학자, 작가,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강연도 진행되며, 전시와 각종 이벤트 등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고 한다. 인구 1,500명의 작디작은 시골마을에 수 만 명의 방문객들이 들어와 각자의 방식대로 축제를 즐기는 모습, 상상만 해도 즐겁다.

-사진출처 : blog.hanwhadays.com

 

 

 

 

 

 

우리는 서적왕 리처드를 보면서 한 사람의 일생을 관통하는 열정과 상상력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는지를 헤이온와이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인터넷과 컴퓨터가 판을 치는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책 든 손이 이긴다며 열정을 쏟아 부었던 헌책방 마을, 이제 문화왕국이 되었다.

 

 

 

 

 

 

 

-사진출처 : homersykes.photoshelter.com

 

 

고정관념을 깨라-스티븐 샘플

 

 

 

 

스티븐 샘플에게 있어 리더십은 고정관념을 깨는 예술이다.

전기공학도 출신이면서 다수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발명가인 동시에 음악가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그 자신이 괴짜다. 남가주 대학 총장 시절에는 괴짜 리더십을 강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괴짜는 고정관념을 깨는 사람이다. 리더가 되려거든 고정관념의 교실에서 탈출하라는 것이다. 생각이 고인 물에서 놀지 말고 생각이 흐르는 물에 몸을 적시라는 말이다. 한 마디로 그가 말하는 리더십의 요체는 고정관념을 깬 창조적 상상력인 것이다.

 

 

 

 

게다가 그는 진정한 리더를 위한 30:70의 법칙을 제시했다.

진정한 리더가 되려면 30%는 실질적인 업무에 쏟아 넣되, 나머지 70%는 지금 당장의 일이 아닌 재충전과 여가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특히 자칭 일중독에 빠져 있는 우리나라 리더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리더가 바쁘다는 것은 부하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고 권한을 위임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븐 샘플이 리더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도 위임 가능한 결정은 직접 내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진짜 리더와 가짜 리더의 차이는 3070의 공식을 얼마만큼 잘 유지할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가짜 리더는 A부터 Z까지 일상 업무에 매달려 모든 시간을 보내다 1~2년 지나면 기진맥진해져 에너지 고갈 사태가 온다.

 

 

스티븐 샘플이 주장하는 창의적인 리더십을 위한 13가지 행동지침 

 

1. 회색적으로 사고하라.

어떤 아이디어나 사람들에 대해 당신이 반드시 의견을 내지 않으면 안 될 때까지 선입견을 갖지 마라.

 

2. 자유롭게 사고하라

정말 엉뚱한 해결책과 접근법을 생각함으로써 전통적인 브레인스토밍을 넘어설 수 있도록 스스로 훈련하라 .

 

3. 먼저 듣고 나중에 이야기하라. 타인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듣고, 당신의 생각을 말하라.

 

4. 전문가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가 당신 자신의 비판적인 생각이나 분별력을 대신하진 못한다.

 

5. 경쟁자가 업계 소식지나 여타 덧없는 읽을거리와 씨름하는 동안, 당신은 고전에서 황금을 찾아라. 정말로 중요한 뉴스는 보좌관/스텝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6. 부하 직원에게 합리적으로 위임할 수 있는 결정을 결코 당신 자신이 내리지 말라. 그리고, 합리적으로 내일 내릴 수 있는 결론을 결코 오늘 내리지 말라

 

7. 어제의 실수는 잊어라. 당신이 리더로서 내린 결정은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이지 과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8. 패배한 반대자에게 쓸데없는 굴욕을 주지 말라

 

9. 당신이 뼈를 묻을 언덕을 알라. 그리고 당신의 선택에 따라 주변의 모든 언덕은 포기할 수도 있음을 깨달아라.

 

10. 당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라. 가능한 한 최상의 간부들을 기용하고, 그들이 성공하도록 도와주는 데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 대부분을 써라

 

11. 리더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많으나, 리더의 일을 수행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만약 당신이 후자 그룹에 속하지 않는다면, 리더가 되겠다는 생각은 아예 버려라.

 

12. 사람들을 실제보다 본질적으로 더 좋아하거나,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미망(迷妄)에 빠지지 마라. 오히려 당신을 추종하는 사람들(그리고 당신 자신)의 장점을 끌어내고, 단점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라.

 

13. 우수해지는 방법은 모방하지 못한다. 오히려, 진정한 우수성은 독창적 사고와 비전통적 접근방법을 통해 성취 될 수 있을 뿐이다.

 

스티븐 샘플은 창조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 ‘3070의 원칙외에 ‘400년 이상 된 고전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최근 나오는 책들과 자료는 경쟁자도 볼 수 있지만, 400년 이상 된 고전을 읽는 경영자는 드물다는 것이다. 물론 400년은 상징적인 숫자겠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시선이 비껴가고 있는 지점에서 뭔가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고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메디치 가문이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유명한 가문이다. 당시 메디치 가문은 전문 '책 사냥꾼'까지 고용해 북유럽의 수도원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오래된 고전을 닥치는 대로 깡그리 사들였다. 알프스 산맥 이북의 수도사들은 피렌체의 부자 가문이 닥치는 대로 책을 매입한다는 소문을 듣고 고서(古書)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리기도 했다. 이른바 고전의 '알박기'가 자행되는 웃지 못할 일이 실제 일어난 것이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책을 팔지 않겠다는 사람도 나왔다.

이럴 경우에도 메디치 가문은 돌아서지 않았다. 필경사를 파견해 책을 필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그동안 중세의 수도원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서고에 꽂혀 있던 인류의 고전들이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그 책 중에는 역사가 타키투스, 지리학자 플리니우스, 비극작가 소포클레스, 그리고 철학자 플라톤의 초기 필사본이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땅에 대한 알박기는 있지만 책을 알박기 한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메디치 가문은 사 모은 고전을 소장하기 위해 도서관을 두 개나 건축했다. 산 마르코 수도원 도서관과 라우렌치아나 도서관이다.

 

왜 메디치 가문은 당대 베스트셀러 대신 그리스 로마시대의 고전을 사 모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 마디로 메디치 가문은 부와 권력의 축적이 초래할 결과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돈과 권력과 명성은 축적되면 될수록 그 사람의 영혼을 집어삼켜 파멸로 몰아넣는 인류사를 통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늘 그렇듯 파멸을 가져오는 장본인은 결국 성공이다. 성공과 실패의 요인이 같다는 이카루스의 역설이다.

 

성공하면 인간은 변하게 마련이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게 되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해지는 대신 남의 실수에 대해서는 가혹해진다. 힘이 강한 사람 앞에서는 비굴해지고, 힘이 약한 사람 앞에서는 강해진다. 메디치 가문 사람들은 이 점을 분명히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당대 베스트셀러보다는 고전을 사 모으는 데 가문의 운명을 걸었던 것이다. 이것은 지금도 유효하다.

 

 

디지털 시대 감성 리더의 7가지 덕목(202~207)

 

1. 느림을 확보하라

 

맛을 음미하려면 천천히 느리게 먹어야 합니다. 제대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느끼려면 천천히 느리게 해야 합니다. 물론 빌 게이츠는 그의 책 생각의 속도에서 2000년대가 속도의 시대임을 천명했습니다. 디지털 경쟁은 속도경쟁이고, 속도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속도는 디지털 세상의 생존무기입니다. 하지만 한 번 더 들여다보면 그렇게 속도를 내는 진짜 이유는 느림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확보된 느림 속에서 오감을 열고 한 단계 높은 가치를 꿈꾸며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을 상상해야 진짜 승부가 납니다. 느림을 확보하지 못하는 속도는 진정한 속도가 아니라 조급증의 발로일 따름입니다. 테제베나 이체 혹은 X-2000 같은 초고속열차를 타고 느끼듯, 속도 안에서 느림을 구가하십시오. 속도 안에서 구가하는 느림, 그 느림을 통해 오감을 활짝 열고 새로운 가치를 잉태하며 산출하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감성 리더가 갖추어야 할 제 1의 덕목입니다.

 

2. 상상력으로 승부하라

 

앞서 느림 속에서 오감을 열고 한 단계 높은 가치를 꿈꾸며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을 상상해야 진짜 승부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누군들 상상하지 않겠습니까? 도대체 어떻게 상상력으로 승부를 낼 수 있단 말일까요? 히말라야의 8,000미터급 봉우리에 오르려면 베이스캠프를 몇 미터에 치는지 아십니까? 최소 5,500미터에서 6,000미터 정도 됩니다. 한반도에서 제일 높은 백두산의 높이가 2,744미터입니다. 백두산도 무지 높다고 우리는 생각하지만 백두산의 두 배 높이를 더해도 정작 히말라야 8,000미터급 봉우리의 베이스캠프에도 닿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8,000미터는 한반도 안에 갇힌 사람으로서는 상상이 안 가는 높이임에 틀림없습니다. 결국 남들이 상상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위치에 상상의 베이스캠프를 치면 그 자체로 승부가 나버립니다. 더 이상 지구력으로 승부할 때가 아닙니다. 상상력으로 승부할 때입니다.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려면 오감을 차별화하고 극대화해야 합니다. 오감을 활짝 열고 상상의 베이스캠프를 치십시오. 남들이 상상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지점에 상상의 베이스캠프를 치십시오. 그러면 이미 거기서 승부가 납니다.

 

3. 차이를 드러내라

 

아날로그 시대에는 일사불란함이 최고의 가치였습니다. 그래서 한 줄로 세워지고 차이나지 않게 골라내는 것이 미덕이었습니다. 다르다는 것은 차별의 근거였고 왕따의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차이가 곧 가치입니다. 차이야말로 대접받고 존중받을 근거입니다. 차이를 드러낼 수 없는 것은 도태되고 맙니다. 차이를 드러낼 수 있을 때만 인정받습니다. 그러나 차이는 그저 튀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자문, 자기 정체성에 충실한 것이 차이의 근원입니다. 거기서 자기만의 진정한 파워가 나옵니다. 본래 모든 것은 다른 것입니다. 사람의 지문이 모두 다르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쓸데없이 줄 세우지 마십시오. 가능한 한 일률적인 요소를 없애십시오. 난장판처럼 여겨져도 좋습니다. 규격과 틀을 과감히 깨야합니다. 차이를 용인할 뿐만 아니라 차이를 즐기십시오. 리더는 그 차이를 즐기고 주도하는 인물이어야 합니다. 차이를 이끄십시오. 차이를 드러내십시오. 차이고 승부처고 새로운 가치의 창출처입니다. 그러니 남 따라 하지 말고 애써 시대를 좇지도 마십시오. 당신 자신이 곧 시대임을 잊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당신의 차이가 곧 당신의 시대를 만듭니다.

 

4. 느낌을 존중하라

 

조직의 회의에서는 맵핑 아이덜러지(mapping ideology)를 그만 두십시오. 실컷 의견을 들은 다음 조직의 정책·방침 등을 들먹이며 참신한 의견의 알곡을 쭉정이와 함께 버려버리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마십시오. 고정된 이데올로기로 자유로운 생각을 거세하지 마십시오. 또한 맵핑 머니(mapping money)도 피해야 합니다. 의견을 듣고 나서 그렇게 하면 돈 돼나?”는 식으로 핀잔주지 마십시오. 돈이 될지 안 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디지털 조직의 회의에서는 맵핑 아이덜러지나 맵핑 머니가 아니라 맵핑 센스(mapping sense)를 해야 합니다. 새로운 차이를 드러내고 새로운 시장 돌파의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면 그것이 조직의 방침에 어긋나는 것일지라도 또 당장 돈 되기 어려워 보인다 해도 리더는 그것을 일단은 체크하고 저장할 수 있는 감각을 갖춰야 합니다. 맵핑 센스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의 목록을 작성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렇게 하면 조직 전체의 맵핑 체인지(mapping change)도 가능해집니다. 변화를 따라가는 조직이 아니라 변화를 창출하는 조직의 밑그림이 거기서 나옵니다. 그러니 사소한 느낌, 감각, 감성일지라도 그것을 존중하십시오. 느낌을 존중하는 조직이 결국 생존하고 이깁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전 소니 회장 오가 노리오의 대담집 제목이 감성의 승리(感性勝利)였던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디지털 시대는 느낌, 감각, 감성의 시대입니다. 고감성, 하이터치가 고부가가치를 낳는 감성시장, 마음산업의 시대입니다. 그러니 느낌을 존중하십시오. “느낌, 감각, 감성이 결국 이깁니다.”

 

5. 낯선 것과의 마주침을 즐겨라

 

스스로를 낯설게 하고 그 낯선 것과의 마주침을 즐겨야 우리 안의 느낌과 감성 그리고 감각의 돌기들이 되살아납니다. 그러니 그 나물의 그 반찬을 피하십시오. 다른 것 혹은 잡종들과 접하십시오. 익숙한 것, 친숙한 사람과의 만남이 자칫 나를 병들게 합니다. 나와 다른 것들의 만남이 나를 새롭게 하고 풍성하게 합니다. 사람은 만남으로 자랍니다. 낯선 이들을 만나고 낯선 곳을 여행하십시오. 낯선 것들이 문제를 던지게 하고 동시에 낯선 것들을 통해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십시오. 우리의 느낌, 감각, 감성들은 충분히 그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6. 감각의 레퍼런스를 키워라

 

레퍼런스의 두께가 곧 나의 두께입니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각자의 레퍼런스 두께만큼만 세상을 보고 느끼며 삽니다. 똑같은 영화를 보아도 받아들이는 것은 천차만별입니다. 마찬가지로 각자의 레퍼런스가 다르기 때문이죠. 똑같은 책을 봐도 느끼는 것은 다 다릅니다. 역시 각자의 레퍼런스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레퍼런스가 영화를 보는 것이고,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나의 레퍼런스가 책을 읽는 것이죠. 레퍼런스란 책 뒤의 참고문헌과 같은 것입니다. 모든 책은 그 참고문헌만큼만 책입니다.

와인도 마셔본 사람이 그 맛을 알고, 차도 타본 사람이 차이를 압니다. 경험해본 감각의 기억은 여간해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경험해 본 감각의 기억들이 쌓이면 레퍼런스가 됩니다. 레퍼런스가 두툼해야 세상을 다양하게 다면적으로, 또 입체적으로 제대로 맛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느낌, 감성, 감각의 레퍼런스를 키우십시오. 감각의 돌기를 모두 열고 날마다 자신의 레퍼런스를 새롭게 축적하십시오. 자기 삶의 레퍼런스를 키우려면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남들 사는 것을 잘 보는 것입니다. 둘째는 책 보고, 영화 보고, 음악 듣고, 공연 보듯 우리 삶 도처에 있는 텍스트로서의 환경을 잘 보고 듣고 느끼는 것입니다. 셋째는 여행하며 체험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행은 패키지여행이 아니라 스스로 낯선 것과 직접 마주하는 배낭여행, 자유여행 같은 것이어야 합니다.

남들 사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시장에 나가 보십시오. 아니 지하철이라도 타보십시오. 그리고 그저 졸거나 책 읽거나 신문만 볼 것이 아니라 거기서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시선을 두고 있는지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정작 그들의 욕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지하철은 거대한 욕망의 통조림이니깐요. 그리고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더 많은 세상을 느껴보십시오. 또 여행하며 직접 체험해보십시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레퍼런스 두께만큼 우리는 세상을 더 많이 만나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7. 감각의 놀이터에서 변화와 놀자

 

변화는 좇을 대상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놀 대상입니다.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는 것은 가랑이가 찢어져 피가 철철 흘러도 가능할 수 있지만, 변화를 좇는 것은 마치 그림자를 좇는 것과 같아서 피곤하고 괴롭기만 할 뿐 결코 그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변화는 그래서 함께 어울려 놀 때, 내 것이 됩니다. 변화와 놀려면 스스로 자기 삶에 감각의 놀이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슬판 거나하게 놀아야 노는 게 아닙니다. 목청 돋워 노래를 불러야만 노는 게 아닙니다. 진짜 노는 것은 자기 감각에 솔직해지는 것입니다. 자기 오감을 옥죄지 않는 것입니다. 자기 느낌, 감각, 감성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죠. 결국 감각의 놀이터에서 변화와 함께 놀 수 있는 사람이 시장을 점령하고 미래를 이끕니다. 여러분이 아니 당신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직이 아닌 업의 사람이 되자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리에 목숨 거는 사람, 즉 직의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일에 목숨 거는 사람, 즉 업의 사람이다. 흔히 직업이라고 할 때, 직만 좇으면 반드시 업을 잃는다. 실업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업을 추구하면 직은 따라온다. 진정한 리더는 자리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진정한 리더는 그 사람이 한 일로 만들어지고 평가된다. 그래서 진정한 리더는 직의 사람이 아니라 업의 사람이다.

 

 

 

 

 

업에 미친 사람들

 

 

 

미합중국의 독립선언서를 초안했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버지니아주 헌법을 만들었으며, 버지니아 대학을 세운 토머스 제퍼슨, 여기에 잠들다.

-미국의 3,4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의 비문

 

미국 대통령을 그것도 두 번이나 했는데 자신의 묘비에 대통령이라는 직을 빼고 독립선언서를 초안하고, 버지니아 주 헌법을 만들고, 버지니아 대학을 세운 업의 내용만을 밝힌 것이 이채롭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다. 우리 같았으면 대통령 아니라 기업체 사장만 지내도 이력서에는 말할 것도 없고 죽어서 묘비에도 남겼을 터인데.... 토마스 제퍼슨의 비문은 그가 생전에 직접 작성해 두고 유언까지 해가며 절대 수정하지 말라고 했다. 직이 아닌 업에 목숨 건 대표적 인물이다.

 

나는 피아니스트가 아니다.

작가, 작곡가, 미디어 인간이며, 피아노는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을 때 연주한다.

-글렌 굴드

 

나는 일할 때도 있었고 놀 때도 있었지만 놀 때 인간이 온전해지고 깊어지는 걸 느꼈다. 기자를 보면 기자 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 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같이 보이는 자들은 노동 때문에 망가진 거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 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

-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만일 내 일생이 모두 잘못된 것이라면,

이전에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었던 것,

다시 말해 그동안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느낌이 결국은 진실일지도 모른다고 그는 문득 생각했다.

이제껏 사소한 충동이 일어나면 그것을 곧바로 억제해 왔는데,

실은 그런 충동이 오히려 진짜이고,

그 외의 것들은 모두 가짜였던 것이 아닐까?

직책도,

생활과 가정사도,

사회적 또는 직무상의 이해관계도 모두 가짜였는지도 모른다.

이런 것들을 모두 성실하게 지키고자 노력했던 그는 갑자기 그 모든 것들이 덧없게 느껴졌다.

지켜야 할 것 따위는 아무것도 없었다.

-톨스토이 단편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

    

그리고 본서의 저자가 중앙일보(2012.01.07.) 논설위원 시절 <정진홍의 소프트파워>에서 직이 아니라 업이다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직과 업을 공부하고 이해하는데 유익할 것 같아 중앙일보에 기고한 전문을 그대로 인용한다.

   

# 흔히 직업(職業)’이라고 붙여서 쓴다. 하지만 이제는 /이라고 써야 할 것 같다. 엄연히 은 다르다. 직은 직위 내지 자리이고 업은 스스로에게 부여된 과업이다. 사람들은 대개 직에 관심이 많지 업은 뒷전이다. 누가 어떤 자리에 앉았느냐엔 눈에 불을 밝히듯 하면서도 정작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이 없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직만 추구하면 업을 잃는다. ‘실업(失業)’하는 것이다. 직의 수명이 제일 길 것 같은 교수도 65세면 실업한다. 그러나 업을 추구하면 직은 거짓말같이 따라온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 그 작은 증거 중 하나다.

 

# 10년 전 콘텐트 크리에이터라는 업의 이름을 스스로 짓고 이것을 추구하겠다고 교수직을 떠났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었다. 교수직을 그만 둔 덕분에 내 인생에서는 더 많은 도전과 모험의 기회가 열렸다. , 곧 자리는 사람을 안주시킨다. 자리가 편할수록 절실한 게 없다. 그러면 끝까지 안 한다. 대충 한다.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 만큼만 한다. 더 하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할수록 자신은 진짜 바보가 된다. 아니 바보가 되어가는 줄도 모를 만큼 바보가 되는 것이다. 좋은 자리가 큰 바보를 만드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안정된 직이 아니라 스스로를 벼랑 끝에 세워 자기 안의 손조차 대지 않았던 가능성들을 끌어올려 업으로 진검승부를 한다는 건 힘들지만 멋진 일이다. 물론 그 업을 찾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경험하건대 업을 찾는 길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는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것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일이다. 그만큼 쉽지 않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도전하고 모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머리로 내가 뭘 좋아하지?” 하고 생각만 하면 늘 제자리에 맴돈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알려면 부딪쳐 봐야 하고 저질러 봐야 한다. 커피를 좋아하는 것은 취향이다. 하지만 커피가 좋아서 원두를 사러 다니고 그것에 미쳐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국 시애틀의 구멍가게 커피점 스타벅스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하워드 슐츠가 그렇게 하지 않았나.

 

# 업을 찾는 두 번째 단계는 자기가 발견한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적 기준에서 잘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차이를 내면 잘하는 것이다. 물론 그 차이가 반짝 하고 마는 것이라면 별반 의미가 없다. 튀는 것으론 사흘을 못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을 찾는 세 번째 단계가 중요하다. 그 차이를 지속하는 것이다. 차이의 지속이야말로 힘이요 파워다.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고 그것에서 차이를 만들어내며 그 차이를 지속하는 과정 속에서 자기자신만의 업은 숙성되고 성장한다. 그 업으로 진검승부를 펼치는 것이 진짜 자기 인생이다.

 

# 새해가 되자마자 일자리 얘기가 쏟아졌다. 특히 요즘 화두는 단연 청년 일자리다. 대통령은 연두 회견에서 청년 일자리 7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이에 호응했다. 하지만 자리 곧 직만으론 안 된다. 아마도 그동안 해마다 연초가 되면 단골 메뉴로 화두가 돼 공약된 일자리를 산술적으로 단순 합계하면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되고도 남아야 정상이다. 하지만 청년실업은 줄기는커녕 더 늘었고 분노에 찬 청년들은 황량한 거리를 여전히 헤매고 있다. 청년실업, 청년일자리의 해법은 직의 시각에서만 보면 안 풀린다. 업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에서 청년창업 지원금을 늘리겠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그 전에 젊은이 스스로 자신만의 업을 발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그럴듯해 보이는 자리에 취직해도 3개월을 못 배기고 나오기 십상이다. 그래서 단언하듯 다시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직이 아니라 업이다라고!

 

p.s.

인문학큐레이터의 <다시 읽고 깊이 읽기>는 굳이 그 책을 보지 않고도 책을 읽은 것처럼 생생함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간혹 분량이 많아 지루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지나치게 축약할 경우 주관의 객관화 우려가 있어 가능한 상세하게 파고들 것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직이 아닌 업의 마인드로 글을 게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다시 읽을수록 느낌이 새로운 책이 있으면 추천바랍니다. 그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첨단 디지털 시대지만 휴대폰 든 손보다, 책 든 손이 이긴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제목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손에 든 책이었지만 <완벽에의 충동>은 늘 곁에 두고 구덩이에 빠졌을 때 펼쳐볼 요량입니다. 완벽보다는 완벽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십시오. 끝으로 저자의 맺음말 중 한 꼭지를 음미하면서 문을 닫습니다.

 

 

누군가 제게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하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굳이 다시 태어나고 싶은 생각 자체가 없다고 말입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기대 자체가 지금 이 순간의 삶에서 끝까지 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삶의 매 순간순간이 삶의 꽃봉오리입니다. 그것을 잊지 않으면 매 순간 충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최선을 다했다는 말도 싫어합니다. 거기엔 왠지 핑계의 그늘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죠. 오직 제가 추구하는 것은 끝까지 해보겠다는 것입니다. 후회 없이 남김없이 그렇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