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1,089억원에 상가 통매각 계약하자
비대위서 대의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비대위 “입찰지침서 배부까지 불과 3일
주말 제외하면 하루 만에 서류 준비해야”
20년 전 대표자 벌금형 받았다는 이유로
1,200억원 이상 약속한 업체 입찰 불발
담합입찰로 최소 110억원 이상 손해 발생
전과기록 요구해 형사처벌 가능성도 주장
조합 “상가위원회 요구 따라 입찰 진행”
상가위 “위원회 의결로 절차 하자 없어”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잠실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의 상가 일괄매각을 둘러싼 조합과 비대위원회간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비대위는 조합이 상가매각업체 선정과정에서 특정업체를 배제하기 위한 불공정 입찰을 진행했다며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반면 조합은 상가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입찰을 진행한 만큼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미성·크로바아파트재건축조합의 비대위는 지난 4월 대의원회에서 상가 일괄매각업체로 A업체를 선정한 결의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입찰공고를 비롯한 선정 절차에 하자가 있어 대의원회 결의가 위법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조합은 지난 3월 14일 한 일간신문에 ‘근린생활시설(상가) 일괄매각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당시 공고문에 따르면 3월 17일 입찰지침서를 교부해 25일 입찰을 마감하는 일정이 포함됐다.
또 입찰공고에는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거나, 약속해 처벌을 받은 업체는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위해 조합은 입찰지침서를 교부 받기 위해서는 사업장 등록증. 참석자 신분증 등과 함께 대표이사의 ‘범죄·수사경력 회보서’를 제출토록 했다. 이어 조합은 지난 3월 17일 입찰지침서를 배포하고, 2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함에 따라 4월 11일 대의원회를 통해 S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했다. 이후 4월 16일 조합은 매각대금 1,089억원에 상가를 일괄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비대위는 상가 일괄매각업체 선정 과정에서 입찰 준비기간과 참여업체의 전과기록 요구 등을 문제 삼았다. 우선 조합이 금요일에 입찰공고를 내고도 월요일에 관련 서류를 제출토록 강제한 것은 형식적인 입찰이라고 주장이다. 실제로 조합은 지난 3월 14일 금요일에 신문 입찰공고를 내고 다음 주 월요일인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만 입찰지침서를 교부했다. 즉 공고상 서류 준비기간은 3일이지만, 주말(토·일요일)을 제외하면 현실적인 서류 준비기간은 단 하루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하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는 일반적인 협력업체 선정 시 입찰공고 후 입찰지침서 배부(현장설명회)까지의 기간을 7일로 정하고 있다. 상가매각의 경우 협력업체 선정이 아닌 만큼 해당 기준을 적용 받지 않지만, 통상적인 입찰과 비교하면 서류 준비기간이 짧은 것은 사실이다. 나아가 비대위는 입찰참여 대표자의 전과기록을 제출토록 한 조건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조합은 입찰공고에 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을 두면서 법인 대표자의 ‘범죄·수사경력회보서’를 제출토록 했다. 이에 따라 한 업체는 20년 전 대표자의 벌금형 전력으로 인해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
물론 계약업무 처리기준에도 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입찰참가자격 제한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2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제한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히 법률전문가들은 조합이 ‘범죄·수사경력회보서’ 제출을 요구한 것은 법령 위반으로 형사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범죄경력조회나 수사경력조회 등에 대해서는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조회할 수 있다. 만약 해당 조항을 위반해 범죄경력자료나 수사경력자료를 취득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형실효법은 전과기록과 수사경력자료의 관리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해 전과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보장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법령에서 정한 결격사유 확인을 위한 요구가 아닌 단순히 입찰을 위해 업체에게 범죄경력조회서 제출을 요청했다면 처벌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비대위는 조합이 일반적인 입찰과 다른 내용의 공고를 진행한 것은 특정업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업체는 조합에 1,200억원 이상의 일괄매각금액을 제안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29일에도 해당 업체는 조합에 상가 일괄매각이 재진행될 경우 1,200억원 이상의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을 확약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조합이 계약한 일괄매각금액 1,089억원과 비교하면 최소 110억원 이상의 추가 수익이 가능했던 셈이다.
하지만 조합은 비대위의 주장과 달리 입찰절차나 계약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합 관계자는 “상가는 아파트와 분리해 개발이익과 비용을 별도로 정산하는 독립정산제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아파트 조합원이 문제를 제기한건 부적절하다”며 “상가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입찰공고를 내고 입찰절차를 진행한 만큼 특별한 하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상가위원회 관계자는 “상가매각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만큼 상가위원회 의결을 통해 입찰절차를 마련했다”며 “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입찰금액이 높은 업체를 선정해 계약한 만큼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자료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 202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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