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인구감소는 부동산 폭락의 필요조건이 아니라 부수적 조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인구절벽은 결국 일본 버블붕괴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일본의‘잃어버린 20년’의 기저에는 급격한 인구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일본은 1991년부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여 주거용 부동산은 60% 이상 폭락했고 상업용 부동산은 80% 이상 폭락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일본의 부동산은 급격한 이자율 상승과 맞물려 결국 버블이 터졌고, 이로 인해 토지 불패신화는 막을 내리게 된다. 우리나라도 인구감소와 급속한 노령화와 생산활동인구 감소로 부동산 불패신화도 깨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혹자는 부동산 가격을 보려면 인구를 보라거나 인구가 받쳐주면 부동산은 오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7년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과 인구구조는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부동산시장 흐름이 인구구조 변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논리가 정석처럼 굳어져 있다. 하지만 이에 전적으로 공감하기는 어렵다. 물론 인구는 집값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인구가 감소한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 가치가 떨어진다는 명제에 선뜻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생산활동인구가 감소한 시점은 1996년이나, 부동산 버블은 6년 전인 1990년에 이미 발생했다. 이는 본격적인 생산활동인구 감소 5~6년 전 이미 인구변화 이외에 다른 요인이 부동산시장 침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반증이다. 특히 미국·영국·프랑스·독일·호주 등 세계 주요 선진국의 경우 모두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에 생산활동인구와 총인구가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은 오히려 호황을 누렸다. 따라서 자본주의 ‘욕망의 화신’이 된 부동산은 단순히 인구뿐만 아니라 주택 수급, 건설경기, 수요와 공급, 금리, 정부 정책, 거기다 종잡을 수 없는 시장참여자들의 변덕스러운 심리, 그리고 아파트에 선호도가 유독 높은 ‘아파트홀릭’현상 등의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동산 버블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인구 절벽Demographic Cliff이란 생산가능 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하는데, 인구절벽 현상이 발생하면 생산과 소비가 줄어드는 등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인구절벽은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은 1차원적인 통계 수치를 앞세운 논리에 불과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부동산 버블붕괴를 이야기하는 기준으로 정체된 경제성장률과 고령화를 꼽는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물론 부동산 폭락의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저성장과 고령화가 오히려 집값 상승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 된 우리나라는 이제 과거 각종 특혜를 누렸던 개발도상국 시절과 같은 성장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앞으로도 저성장국면은 계속될 것이다.
경자년 새해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신종 바이러스가 중국을 넘어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퍼지더니 급기야 유럽과 미국,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그동안 여러 국가들이 WHO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재촉했지만 중국 눈치만 보며 미적대던 WHO에서도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자 뒤늦게 2020년 3월 11일 팬데믹을 선언하게 된다.
미국 주가지수는 폭락하여 단 일주일 만에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고,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연일 서킷브레이크를 작동시킬 정도로 폭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엄청난 물량폭탄을 쏟아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미투자자들이 등장했다. 쏟아지는 물량을 대부분 매수하여 증시의 불안심리를 잠재웠을 뿐만 아니라 사상 최대의 주식신용잔고로 오히려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과거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개미투자자들을 일컬어 ‘동학개미운동’이라 부르고 있다. 그나마 개미투자자들이 매수하여 폭락장세를 일단 멈춰 세운 형국이다. 반외세 운동인 동학운동에 빗댄 것이다.
<이솝우화>에서는 성실함의 대명사였던 개미를 힘없는 곤충으로 전락시켰던 그동안의 주식시장. 그러나 개미도 더이상 과거의 개미가 아니다. 이제 자금력을 갖춘 슈퍼개미와 지식을 갖춘 왕개미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당당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개미들을 유인하여 손쉽게 돈을 벌었던 기관들, 이제 전략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복잡한 통계와 화려한 차트봉으로 전문가 행세를 하며 개미들을 유혹하는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
듣도 보도 못한 신종바이러스로 하루아침에 폭망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세계 각국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라는 레드카드까지 뽑아 들었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 금리를 제로금리로 인하했다. 이에 그동안 국내 전문가들의 금리인하 경고에도 꿈쩍하지 않던 한국은행은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자마자 몇 시간 만에 무려 0.5%를 내려 0.75%로 대폭 인하했다. 0%대라는 초저금리는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를 더 인하해야 한다고 금융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실질적인 제로금리 시대가 된 것이다. 금리가 내리면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영향을 받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갈 곳 잃은 시중 유동자금은 3000조 원을 넘어선 데다 저금리로 인해 금융기관을 탈출하는 돈이 결국은 주식이나 부동산시장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주식보다도 안전하면서도 수익이 높은 곳을 찾게 되는데 바로 부동산이다. 우리나라의 GDP성장율은 2%대인데 그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금리기조가 부동산시장을 자극하는 것처럼 고령화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면서 은퇴를 했지만 수입이 없는 그들의 돈이 어디로 갈까? 이미 현업에서 은퇴했기 때문에 월급형태의 돈을 벌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자본수익을 얻으려 할 것이다. 혹자는 수입이 없는 은퇴 세대들이 주택을 매도하는 세력이 될 것이므로 집값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들과 은퇴 세대들은 여전히 주택을 매수하는 세력이다. 월세 시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은퇴하여 월급이 없는 세대들이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20년에는 고령사회 그리고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화사회는 총인구 중에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 부른다. 게다가 저출산과 인구감소 역시 집값 폭락의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시기는 대개 40세 전후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2000년 출생자부터이다. 1990년생이 31살인데 이들이 40살이 되기까지는 아직 10년 정도 남아있어 주택이 필요한 수요가 여전히 많다. 그리고 베이비붐 세대들도 주택매도 세력이 아니라 매수세력으로 남아있어 여전히 주택시장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신종 바이러스의 공포로 불확실성에 휩싸인 주식시장에 최근 개미들이 빚까지 내어 대거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래서 우려하는 시선도 여전하다. 동학개미운동에 참여한 개미들이 성공할지, 쪽박을 찰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주식은 1년 만에 3배의 수익을 내기도 하지만 1년 만에 반토막이 되기도 하고 휴짓조각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은 주식과는 조금 다르다. 주식에 비교하면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 주택의 환금성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주식보다는 안정적이다. 주식처럼 1년 만에 반토막이 나거나 하루 아침에 하우스푸어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과거 통계 추이를 봐도 일시적인 보합이나 하락도 있었고, 인플레이션 효과로 돈 가치가 떨어진 탓도 있지만 인플레이션 헷지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전체적으로도 꾸준히 상승해 왔다.
지난 2019년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은 2018년에 너무 올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2019년 어떻게 되었는가? 집값이 하락했는가? 2018년보다 상승한 지역이 더 많았다. 특히 규제를 피해간 지역들이 그랬다. 유동자금이 넘쳐나는 판국에 수도권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도 수십조 원에 달한다. 아파트값이 올랐다기보다는 돈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는 항상 비관론이 우세했지만 결과는 대개 낙관론자들의 승리로 끝났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인생사도 그렇다.
낙관론자는 정부정책을 이용하지만 비관론자는 정부정책에 무릎을 꿇는다.
https://kjs1906.tistory.com/2637
인구가 감소해도 집값이 하락하지 않는 이유
우리나라의 인구수 정점은 2020년이었다. 향후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에 2020년 인구가 최고치로 봐도 무방하다. 2020년 5,180만명이었다가 2021년 19만명, 2022년 20만명이 감소해 5,140만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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