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부산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빅뉴스.... 부산에서 17년 만에 엄청난 규모의 그린벨트 해제 뉴스가 나왔다. 면적이 자그마치 494만 평에 이른다. 물론 그린벨트가 해제되더라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서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는 말 자체가 투자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반증이다. 투기가 우려되니까, 상승할 것 같으니까 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규제를 가하는 것이다. 부산의 그린벨트 해제 3곳 중 하나는 제2에코델타시티다. 박형준 시장이 취임하고 제2에코델타시티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만해도 크게 호응을 얻지 못했다. 에코델타시티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데 무슨 제2에코델타시티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었지만 발빠른 투자자들이 이미 많이 진입했다.
그린벨트가 해제되었는데도 부산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부동산 시장이 좀 어려워지자 관심도, 마음도, 심리도 부동산을 떠난 것 같다. 그러나 명심하시라. 부동산시장은 변하지 않았고 그대로 있다. 변한 건 인간의 마음이다. 얼마 전, 서울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어 해당 지역의 아파트 값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부산은 서울이야기로 치부하고 이 역시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ㅡ저 서울이니까, 강남이니까 오르는 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사실 강남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든 말던 어차피 오르는 지역이다. 일시적 움직임은 있었지만 우리나라 집값 통계가 작성된 이후 계속 상승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87년 이후 4차례 큰 폭의 하락이 있었지만 다음 상승기에 그 하락분을 뛰어넘어 계속 우상향하고 있다. 결국 집값이 오르는 건 금리, 대출, 공급, 인구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화폐가치의 하락과 심리적 측면이 크게 작용한다.
일견, 부산의 부동산시장은 서울의 움직임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일전에도 언급했듯이 부산의 부동산 시장은 서울의 식민지에 가깝고 서울의 호구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측면이 있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한 투자에 성공할 수 없다. 그동안 상승기의 패턴을 보라. 먼저 서울 강남에서 오르고 그 주변을 넘어 서울 전역과 경기도로 퍼져나가고 이어 부산의 집값을 끌어 올렸다. 이제 다시 부동산 시장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강남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증가세가 확산되는 시점이 적절한 매수시점이다.
지금 부산 집값은 2022년 고점 대비 30~40% 하락한 곳이 많다. 이럴 때 설치는 부류가 있다. 폭망론자들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유튜브와 언론들은 집값 폭망론을 외치고 있다. 지금도 유튜브에선 온갖 섬뜩한 썸네일로 클릭 장사를 하고 있다. "부산 집값 폭망", "이제 부동산 시장은 끝났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된다", "인구가 감소하는데 이제 아파트 끝이다" 등과 같은 제목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솔직히 [본-인-이-뭔-데] 집값이 폭망한다느니, 부동산 시장이 끝났다느니 하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어설픈 통계를 짜집기해 폭망론의 근거로 제시하지만 부동산 폭망론자들은 40년 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부동산은 폭망하지 않았다. 20~30년 전에도 폭망론을 주장했던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이 아직도 활개를 치고 뉴스 도배질을 하고 있다. 지나치게 부동산 뉴스에 일희일비하면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부동산 관련 뉴스는 대형건설사들의 홍보전단지 같은 짓을 서슴없이 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동산 뉴스는 거꾸로 읽어야 한다는 우스개소리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폭망한다는 썸네일이 난무하면 부동산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사야 할 때다.
그러니 부동산 뉴스를 보지 말고 이해관계자들의 심리를 봐야 한다. '심리를 보라'는 말을 들으면 우선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정체도 불분명하고 상대적인 '심리'를 어떻게 읽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말하는 '심리'라는 말을 거창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심리학 책을 읽고 공부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주위에서, 친구들이, 가족들이, 뉴스에서.... 부동산에 관심이 없어지거나 외면하거나 하락한다고 떠들어 대면 심리가 위축되었다는 징후다. 물론 이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다. 심리가 위축되었다는 것은 군중들이 그 심리에 매몰되어 있다는 것이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군중속에 머물지 마라'는 말도 귀가 따갑도록 들었을 것이다. 니체의 말이다. “너는 안전하게 살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항상 군중 속에 머물러 있어라. 그리고 군중에 섞여 너 자신을 잃어버려라." 이를 부동산 심리로 풀어보면, "너는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고 싶은가! 그렇다면 군중 속에서 나오라. 그리고 행동하라" 쯤으로 이해하고 있다. 투자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결코 대중들, 군중들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문제는 인간은 신이 아닌데도 신이라 착각하는 데 있다. 인간을 너무 과대평가 하지 마라. 환경에 적응하는 머리달린 동물일 뿐이다. 부정적인 뉴스를 한 번 보면 거짓인 줄 알지만, 반복해서 보면 믿게 되는 것이 인간의 뇌구조다. '폭력 영화를 아무리 봐도 머리달린 나는 폭력적이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 우리는 인간이지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환경에 적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멀쩡한 사람도 자꾸 듣고 자꾸 보면 그렇게 행동하게 된다. 사이비종교, 극우폭력에 가담하는 사람들도 나보다 멀쩡하고 이성적인 사람들이었다. 소위 목사라는 사람이 길거리에서 공공연하게 헌법재판소에 처들어가 뒤집어 엎어야 한다는 걸 예전에 상상이나 할 수 있었는가! 우리가 철석같이 믿고 신뢰했던 종교인들의 일부는 우리가 생각했던 '도덕과 양심'에 호소하는 종교인이 아니었다. 종교의 탈을 쓴 폭력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종교의 탈을 쓰고 끝임없이 가스라이팅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누가 공동체를 파괴하는 저런 말에 가스라이팅 당할까 싶지만 갈수록 가스라이팅에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다.
인간이 신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벌기도 하고 잃기도 하는 동물이다. 100명이 모인 집단에 100억을 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1인당 1억씩 공평하게 나누어 가진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결국 그 중 20명이 80억을 차지하고, 나머지 80명이 20억을 가지고 싸우게 된다. 이게 자본주의를 관통하는 80:20의 법칙이다. 시대가 발전할수록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있지 않은가? 혼자 100억을 다 가지고도 더 가질려고 하는 게 인간이다. 따라서 돈과 관련되면 인간은 결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않다. 우리의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 때부터 책만 펼치면 나오던 말, 바로 '도덕과 양심'이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금과옥조처럼 그렇게 공부하고 배우고 노력한 '도덕과 양심'.... 틈만 나면 인간의 본성이 그것을 자꾸 뒤집기 때문에 철학, 종교 등에서도 주구장창 도덕과 양심을 강조하는 것이다.
<로마인이야기> 시리즈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도 이렇게 한탄했다. "선인과 악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한 인간 안에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교와 철학이나 윤리를 통해 교정하려 노력하는 것인데, 아직도 그 결과는 신통치 않다."고. 따라서 도덕과 양심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하나의 가치에 불과하다. 도덕적인 척, 양심적인 척하는 포장술은 시대가 바뀌면서 진화하고 있지만 그 본성은 동물의 습성 그대로 남아 있다.
따라서 돈을 벌려면 인간 본성을 거슬러야 하는 측면이 있다. 투자는 게임이다. 게임에서 이성적, 합리성을 주장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정해진 룰 안에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게임장에서 이성과 합리를 말하는 것은 어리섞은 짓이다. 이성과 도덕은 패자들의 언어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에도 생각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대중들 속으로 군중들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대중들, 군중들 속은 따뜻하고 편하지만 먹을 파이가 적다. 그러니 대중들을 이용하라. 그러니 군중들과 반대로 행동하라. 이것이 투자의 제1원칙인 심리의 다른 말이다.
우리나라의 무주택자는 43~45%에 이른다. 주택보급률은 100% 넘은지가 오래 되어 102%다. 서두에 서울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한 바 있는데, 그 요인 중 하나가 주택보급률과 자가보유율이다. 사실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한다는게 개인적 생각이다. 통계의 유의미성이 없고 OECD 국가에서는 이미 폐기처리된 통계이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자가보유율이 중요하다. 본인 소유 집에 소유자가 얼마나 거주하느냐이다. 서울의 자가보유율은 전체 가구 대비 21%에 불과하다. 다른 주요 도시들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자기 집에 거주하는 비율이 적으니 집값이 오르고, 또 비싸서 사기도 어려운 것이다. 하락폭이 큰 지금도 무주택자 비중은 10년 전과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 즉 부동산 가격이 오르던 내리던 무주택자 비율은 크게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림>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우리나라 무주택자와 다주택자 비율을 나타낸 통계청 자료다.
지역을 불문하고 지금 매매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무주택자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매매가가 하락하면 무주택자가 집을 사야 할텐데 왜 가만히 있는 것일까? 더 하락할 것 같으니까 집을 사는 대신 전세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지금 대부분 지역에서 전세가는 상승하고 있다. 무주택자들이 지금까지도 집을 사지 않는 이유는 더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더 하락할지는 알 수 없지만 3년 전 대비 40%가량 하락했는데도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무릎에서 살 필요가 있는데 발바닥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발바닥을 알 수가 없지 않은가! 그러다 시간이 지나 오르면 지난 저점보다 높아서 또 집을 사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 무주택자가 40%대에 머물러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애초부터 부동산 하락론자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 집값이 하락하니까 그동안 눈만 뜨면 하락을 주장했던 자신의 말이 맞았다면서 자화자찬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하락론자들은 '집값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경제학 원론을 철석같이 믿는 것으로 보인다. 계속 이야기하지만 이성적, 합리적이라는 경제학 교과서의 제1원칙은 무너진지 오래다. 인간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면 같은 품질이면 가격이 제일 낮은 제품을 사야 한다. 국평 아파트가 지역에 따라 2억~20억까지 천차면별인 이유는 시멘트값이 아니라 심리적 만족감 때문이다. 갈수록 아파트 가격은 시멘트, 자재, 인건비가 얼마나 들어갔느냐로 정해지지 않는다. 경제학 대원칙을 뒤집어 엎는 비이성적, 비합리적인 심리적 만족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경제학적 마인드를 버려야 한다. 심리란 오묘하고 측정이 불가능하고 상대적이고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부산에 살고 있다. 흔히들... 부산을 노인과 바다, 노인과 아파트로 언론에서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 함의는 결국 비아냥이다. 혹자는 비아냥이 아니라 사실이지 않느냐고 숫자를 들이밀고 있다. 그렇다. 틀렸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리는 부정적인 것만 부각시킨다. 하긴 인간은 원래 부정적 요인에 크게 좌지우지 되게끔 되어 있다. 어찌됐건 시민의 한 사람으로 심히 불쾌하다. 언론들이 더 앞장서서 설치는데 이는 부산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부산은 전 세계에서 그렇게 많지 않은 인구 300만이 넘는 330만 대도시다. 미국 LA도 390만 도시다. 거기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아름다운 해안선을 가진 바다를 품고 있는 물친화적 도시다.
그리고 부산이 결코 아파트가 많은 도시는 아니다. 주택보급률을 그닥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주택보급율(2024년 기준, 통계청)로 봐도 그렇다. 우리나라 평균은 102%인데 경북이 113%로 가장 높다. 반면 가장 낮은 지역은 단연 서울인데 이는 평균에도 한참 못미치는 93%에 불과하다. 주택보급율이나 자가보유율을 봐도 여전히 서울은 집이 부족하다. 그러니 오를 수밖에. 물론 부산은 서울, 대전, 인천, 경기, 대구에 이어 6번째로 대도시 기준으로 보면 다소 높은 편이지만 전국 평균 수준이다.
또한 우리나라 100대 기업이 한 곳도 없는 도시라는 현실을 부정할 순 없지만 대형프로젝트인 가덕도신공항, 북항재개발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부전~마산 전철 개통, 에코델타시티와 제2에코델타시티 등 서부산권 개발과 부울경 메가시티행정 통합이 가시화되면 제2의 도약이 가능한 부산이다. 지금은 청년들이 빠져 나가지만 돌아올 기회가 있을 것이다.
대도시 중 처음으로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어 노인 인구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노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버려야 한다. 요즘 노인은 예전의 노인이 아니다. 노인 인구 중 일을 가장 활발히 하고 있는 도시가 또한 부산이다.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노인들이 일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물리적 나이로 그 도시의 역량을 평가해서는 안된다. 이건 어디까지나 통계라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실 노인이 많다는 것은 경험자가 많은 것이고 전문가가 많다는 반증이다. 역사는 돌고 돈다. 도시의 발전도 흥망성쇄를 반복한다. 부산 시민들이 이대로 가만 있을리가 없다. 인류문명의 4대 발상지는 "물"이었다. 부산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물 친화적 환경도시다. 전국에서 세컨하우스 선호도 1위가 부산이다. 나이들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가 부산이다. 머지 않아 부동산 시장도 반등할 것이다. 부산은 여전히 부-산-하-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그냥 주저리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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