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읽다/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 36

40. 다시 읽고 깊이 읽기-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소설을 쓰는 동안 몇 권의 공책에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메모를 했다고 한다. 2024년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앞둔 기조연설에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 구절을 인용하여 “저는 과거가 현재를 도왔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했다고 생각한다. 1980년 5월 광주가 2024년 12월 우리를 구했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과거가 현재의 나를 만들고, 현재의 내가 미래를 만든다. 과거에 누구와 시간을 보냈는지, 무슨 책을 읽었는지,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현재의 내 모습이다. 미래의 내 모습 역시 오늘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를 갔는지에 따라 결정된다.흔히들 현재에 충..

35.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화난 원숭이 vs 화난 인간

조직 내에서 인간이 하는 행동을 연구하는 조직행위론에 '화난 원숭이 실험'이 있다. 이 실험은 미국의 ‘경영학 대부’로 불리는 개리해멀과 경제학자 프라할라드가 원숭이 실험을 통해 소개한 내용이다. 원숭이 그림만 봐도 이해가 된다.실험자들은 5마리의 원숭이들을 우리 안에 넣었다. 우리 가운데 사다리가 있었고, 그 위엔 바나나가 있었다. 원숭이 한 마리가 바나나를 먹기 위해 사다리에 오르자,그때마다 실험자들은 원숭이에게 찬물을 뿌렸다.찬물을 맞은 원숭이는 곧장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찬물을 맞지 않은 다른 원숭이 한 마리가 바나나를 먹기 위해 다시 사다리를 오르자,이를 지켜보던 다른 원숭이들이 일제히 사다리에 오르지 못하도록 욕설을 퍼붓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배가 고팠지만 그 후,사다리를 오르려는 원숭..

34.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부자들의 천국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다

자니의 남편은 지금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가 있다. 물론 폭풍우가 몰아치는 춥고 사나운 날씨에 바다에 나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먹고살기가 빠듯해 날씨를 가려가며 일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자니는 열심히 바느질을 하면서도 마음은 줄곧 바다에 나가 있었다. 더욱이 오늘처럼 폭풍우가 거세게 몰아치는 날이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간간이 거센 폭풍우를 뚫고 갈매기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비는 줄기차게 퍼부었고 자니는 불안하고 불길한 마음에 자꾸만 부정적인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폭풍우에 배가 난파당하는 장면이 그림처럼 떠올랐던 것이다. 배가 암초에 걸려 부서지고 사람들이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아, 제발 무사해야 할 텐데….’ 자니는 두려움에 떨며 몸을 웅크렸다..

33.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테스형, 부동산이 왜 이래!

테스형! 소크라테스형!2,500년 전 무덤에 간 테스형, 잘 지내지. 어찌 무덤속은 난방이 잘되는지? 거기도 천국은 아니지! 그래 천국은 없을거야. 천국은 지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냥 도피처로 만든 이상향이지. 그때 형이 독약을 마시지 말고 10년만 더 살았어도 세상이 훨씬 나아졌을텐데. 좀 억울해도 참지 그랬어. 신성모독죄니 젊은 층을 타락시켰다느니 하면서 형을 괴롭힐 때 끝까지 버텨보지 그랬어. 형이 독약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그리스의 철학자, 서양 철학의 아버지가 아니라 세계의 철학자, 세계 철학의 아버지, 철학자들의 철학자로 불렸을거야. 그런데 요즘 형이 살았던 그리스에서 엄청 먼 지구촌 아시아의 조그만 나라, 대한민국에서 형을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어. 졸지에 형은 아주 유명인사가 됐어.  ..

32.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부산의 부동산 시장은 서울의 식민지다

항구 도시 부산이 요란하다. 조정지역 재지정 때문이다. 전화통이 불나는 요즘이다. 조정지역으로 지정되면 호떡 집에 불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이다. 조정지역은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과 더불어 부동산 낙인찍기의 3대 규제 셋트 중 하나다. 규제지역이란 한 마디로 좋은 동네, 비싼 동네라는 말이다. 아무튼 두 달 가까이 계속 군불만 지피더니 해운대·수영·동래·남·연제구 등 5곳이 2020년 11월 20일자로 조정지역 시행에 들어갔다.부산의 조정지역 지정은 이미 다 예측하고 있었던 사실이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르고 난 그야말로 뒷북대책이다. 특히 해운대와 수영은 정량적 요건이 충족되었기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때마침 터져 나온 가덕도 신공항이 기름을 붓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진정될지는..

31.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모아이 석상과 아파트 바벨탑

남태평양 연안을 따라 길게 자리하고 있는 칠레의 이스터섬Easter Island에는 세계인들의 주목을 끄는 모아이 석상이 있다. 이 섬에는 약 600개 모아이 석상이 서 있다. 석상의 높이는 3m부터 가장 큰 것은 20m가 넘는 것도 있는데 석상의 무게는 자그마치 20t에서 90t에 이른다고 한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은 12세기부터 18세기까지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모아이 석상은 길쭉한 얼굴과 코를 가진 독특한 외모 때문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육지와 멀리 떨어진 외딴 섬에서 이처럼 거대한 구조물이 발견된 이유를 쉽게 설명할 수 없어 '세계적인 불가사의'로 선정되면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처럼 작은 섬에 당시의 기술 수준이나 경제 수준을 생각하면 거대한 석상이 존..

30.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철저히 준비하겠다’는 말은 ‘그냥 포기하겠다’는 말이다

블로그지기의 대학 후배인 P는 금융기관에서 15년 근무한 베테랑 경력자다. 업무성과는 물론 평판도 좋아 승승장구하여 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하지만 P는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 한구석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2년 전 은행을 박차고 나와 부동산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여러 금융 관련 자격증도 있었던 터라 부동산 일을 하기에는 금상첨화였다. 게다가 퇴사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여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취득하였다. 업계에서도 인정받아온 만큼 경력과 노하우는 물론 자금도 있었지만 정작 창업할 타이밍을 잡지 못해 아직도 준비만 하고 있다. 수차례 창업을 권했지만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하여 창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더 공부를 해서 창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어 아..

29.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모든 절망은 희망을 품고 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분식집에서 2천 원짜리 김밥을 말고, 일당 몇만 원을 벌겠다고 인력사무실에서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고, 병원 청소를 하기 위해 새벽 첫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성실의 표상이다. 그러나 지폐 몇 장에 구겨지는 삶은 고단하다. 부자들은 구겨지는 삶의 처절함을 모른다. 아니, 알 필요조차 없다.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을 모른다. 개천에서 용이 되었다고 별반 다르지 않다. 구겨진 삶은 하루하루가 지옥이고 매 순간이 전쟁이지만 구겨진 삶에도 볕 들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날마다 부자를 꿈꾼다. 더 이상 세상에 무슨 아름다움이 있을까 구겨진 지폐 몇 푼을 ‘깎자, 못 깎는다’ 흥정을 하고 욕을 먹고 돌아오는 밤에도 별, 너는 나뭇가지 끝에 지상의 모든 빛을 흐리며 빛나고 있구나 이제 나는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