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읽다/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 36

20.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 : 허수경의 시 <골목길>

골목길/허수경 ㅡ→ 따라가다가 막다른 곳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나오는 퉁 불거진 사내를 만나거나 하얀 모시를 처맨 다 시어 빠진 여편네를 만났다 삶에게 묻는다 그런 것이냐 보양의 탕 속에서 녹작지근해지거나 혹은 천기누설의 값을 치르고 몇 가지 길흉을 얻어내는 게 너냐? 어쩌자..

19.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 : '골목의 권리'에서 부산의 재개발을 생각한다

골목의 권리 함부르크가 유명한 것은 하펜시티나 엘베필하모니홀이 랜드마크여서가 아니다.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SV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독일 최대의 항구이자 제2의 도시라는 점에서 부산과 닮았지만, 도시 품격에서 부산과 견줄 바가 아니다. 무역을 발달시킨 막강한 중세 해양력..

18.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 :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게 보는 능력-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

커다란 바위와 돌로 지어진 성이 공중에 떠 있다. 하얀 구름, 그리고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르네 마그리트가 그린 '피레네의 성'은 중력에 저항하는 반중력의 표상이다. 중력에 저항한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고통을 수반한다. 중력에 저항하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발레다. 발끝으로 선다..

17.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화난 원숭이·첫 번째 원숭이·100번째 원숭이

먼저 '화난 원숭이 실험'을 보자. 미국의 경영학 대부로 불리는 개리 해멀과 경제학자 프라 할라드가 실험을 통해 소개한 내용이다. 실험자가 한 무리의 원숭이들이 있는 우리의 천장에 바나나를 줄로 매달아 놓았다. 그리곤 원숭이들이 바나나를 먹기 위해 줄을 타고 올라갈 때마다 찬 물을 뿌려댔다. 원숭이들은 여러 번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물세례를 받고 바닥으로 떨어지기 일쑤였다. 그러자 점점 줄을 타고 오르려는 원숭이들은 줄어들었고 마침내 어느 원숭이도 줄을 타지 않게 되었다. 실험자는 이후 찬물 세례를 받지 않은 새로운 원숭이를 무리에 집어넣었다. 당연히 바나나를 먹기 위해 줄에 올랐으나 우리 안에 있던 고참 원숭이가 제지했다. 그로 인해서 자신들까지 덩달아 찬물 세례를 받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실험자..

16.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달나라를 분양합니다

‘부동산=돈’이라는 사상이 자본주의를 지배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더 확고한 명제로 자라잡고 있다. 국적을 불문하고 화폐가 발명되기 전부터 인간의 소유욕은 멈추지 않았다. 한 심리학자는 “인간의 욕망 중심에는 소유가 있다”고 했다. 모든 것을 '내 것'으로 소유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다. 문제는 소유욕은 죽기전에는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인간의 돈에 대한 집착은 본능인지 모른다. 정신의학자 빅토르 프랑클이 쓴 라는 책에 나오는 일화다. 저자가 병원 진료실에서 만난 한 환자는 사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워 자살을 결심한 적이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시외로 나가서 권총으로 머리를 쏘는 방법을 택했다. 지하철이 다니지 않을 정도로 늦은 시간이라서 택시를 잡기로 했다. 그런데 그 순간 갑..

15.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기게스의 반지(Ring of Gyges)

기게스의 반지(Ring of Gyges) 옛날 리디아에 욕심 없고 착하기만 했던 한 양치기 소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기게스(Gyges)', 양을 치던 어느 날 갑자기 커다란 지진을 맞게 된다. 지진이 일어난 자리에는 땅이 갈라져 동굴이 생겼고, 그는 호기심이 생겨 갈라진 동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동..

14.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공유지의 비극'은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다

예전에는 주말이나 휴일이 더 바빴던 부동산 사무실이 조금은 한산해졌다. 문재인정부 들어서 6차례에 걸쳐 행해진 주택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 탓이 크다. 그러나 정부 규제는 주택에 집중되다보니 상가, 토지 등 다른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 풍선효과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는..

13. 부동산에 뛰어든 인문학-부동산이 자유를 담보할 수 있을까?

부동산이 자유를 담보할 수 있을까?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사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한강의 기적'으로 대별되는 속성산업화를 일군 우리나라, 산업화시대에 주구장창 들었던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경제용어가 산업계를 지배했었다. 만들기만 하면 팔린다는 그야말로 소비자들..